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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별밭에 부는 바람은 달빛을 훔치지 않는다」

by 고 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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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은

바라다보는

잔별들이 있기에

잠들지 못하고

샛강은

내려다보는

물새들이 있기에

머물지 못하지

세상살이도

만나고 헤어지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얼굴이 잊혀져가고

그림자가 지워져가는 건

잊히지 않으면

그리움이 될 수 없고

지우지 않으면

기다림이 될 수 없기에

바람은

잊혀지고

지워지는

아픔이 싫어

형체를 만들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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