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산사의 풍경도 괜스레 우는 것은 아닐 거야」

by 고 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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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에

외롭지 않은 게 어디 있으랴


외롭다는 건

살아있다는 아픔인데

외롭지 않고

어찌 살아가는 맛을 느낄 수 있을까


돌섬은 드넓은 바다에

홀로 내팽개쳐있기에 외롭고

산들은 줄기를 이어가고 있기에

외로움을 모른다고 하지만


무리 속에 파묻힌

자신을 찾는 외로움이

외려 더 지독하기에

먼 산들이 사시 푸른 건

그만큼 맘앓이가 심하다는 거겠지


청보리밭 봄볕에 숨어 잠든 바람은

외로워지면 바다로 나가 파도가 되고

고추바람이 되어 빈 하늘을 긁어내리는데


새벽기차도

밤새 외로움을 참으며 달리다가

갓밝이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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