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나에게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결혼식에도 돈을 안 쓰면 대체 뭐에다 돈을 쓰려고 그러는거냐 물었다. 아직 젊은데 많이 쓰고 살지 뭐 그렇게 아등바등 돈을 모으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전 그 돈 모아서 집 살겁니다
내가 돈을 모으는 목적은 확고했다. 내 집 마련이 하고 싶었고 그걸 위한 씨드머니가 필요했다. 화려한 예식장, 화려한 드레스는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나는 그저 서울 내 좋은 지역에 내 집을 갖고 싶었다.
물론 서울에 내 집 마련은 나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남편과 힘을 합쳐야 했고 감사하게도 양가 부모님의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열심히 돈을 모으지 않았더라면? 만약 결혼준비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면? 아마 내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집을 사는 건 불가능이었을 것이다.아니 애초에 돈 모으기에 관심이 없었다면 부동산에도 관심이 없었을테고 집을 살 생각는 하지 못했을테다.
갈아타기를 위해 집을 알아보다 보니 돈 5천만원, 1억원의 차이로 급지가 바뀐다.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지만 종잣돈이 많을수록 선택지가 넓어진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5천만원, 1억원이 더 있다면 좀 더 새 것이고, 좀 더 지하철역에서 가까워 더 선호되는 단지를 고를 수 있다.
일례로 공덕역 인근 단지를 보자. 도화현대홈타운 2차는 9억 초반, 도원 삼성래미안은 10억 초반, 신공덕 삼성래미안 1차는 11억 중반이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1억씩 차이가 난다.
도화 현대 홈타운은 언덕이 굉장히 심하고 세 단지 중 지하철역이 가장 멀고 가는 길이 다소 험난하다. 그에 비해 도원 삼성래미안은 비교적 경사가 덜하고 단지 배치도 시원시원하다. 지하철역도 큰길을 따라 가면 되기 때문에 편하다. 마지막으로 신공덕 래미안1차는 지하철역이 가장 가깝고 무엇보다도 단지 주변 경사가 심하지 않다. 이렇듯 돈 몇천, 1억 차이로 단지 컨디션의 차이가 크다.
정말로 집을 샀다
늘 입버릇처럼 올해 안에는 꼭 집을 사야지 했는데 정말 현실이 되었다. 지금 집을 사는 것이 맞냐 아니냐는 논란은 잠시 뒤로 미뤄놓겠다. 어쨌거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의 실거주 한 채는 옳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울 중심지 중 한 곳에 아파트를 매수했다. 그간 열심히 모은 씨드머니와 대출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소득 덕분이었다. 열심히 벌고 모은 결과로 집을 샀고, 다시 그 결과로 열심히 벌고 모아 대출을 갚아야 하긴 하지만 후회는 없다.
다시 작년으로 돌아가서 결혼 준비를 한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불필요한 허례허식에는 최대한 돈을 아끼고 비용을 최소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