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고민 끝에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는 2개였다. 두 매물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해서 선택하기가 더 어려웠다.
선택지1
1번 선택지의 장점은 입지와 가격이었다. 1번은우리가 매수하려는 지역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단지였다. 2번과 같은 구에 있지만 1번이 좀 더 선호되는 지역이고 가격도 조금 더 비싸다. 다만 그 지역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매물이었고 집주인은 빨리 매도하고 싶어했기에 호가보다 2~3천만원 정도 더 낮춰주겠다 했다. 원래도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라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4천만원 가량 싸게 살 수 있었다. 다만 세입자 전세 만기까지 6개월 가량 남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의 거주지를 구해야 했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했다. 저층은 아니지만 애매한 층수였고 정동향인데다 주변에 언덕이 심했다. 역에서 단지까지 10~15분 거리인데 경사가 꽤나 심한 편이라 오르막을 오를 땐 조금 더 오래 걸렸다. 단지 안에 위치한 동이라 거실에서 보이는 뷰가 앞동으로 둘러싸여 있어 다소 답답한 느낌도 있었다.학군이 부실해 아이가 태어나거나 유치원에 갈 때 쯤이면 다들 이사를 가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아이를 키우면서 오래 살 동네라기 보단 잠시 거주하다 스쳐지나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해당 단지나 주변에 호재가 아무것도 없었다.강남 접근성이 월등하게 좋은 것이 장점이지만 그 외에는 언덕, 학군, 상권, 층, 향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
선택지2
선택지2는 1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반대로 뒤집은 물건이었다. 2번도 입지는 역시 좋았다. 누구나 다 인정하는 교통의요지이고 그 지역 내에서는 학군이 좋은 편이라 꾸준히 거주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었다. 향, 층, 평지, 상권 같은 것들도 1번 선택지보다 더 좋았다.
재건축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추가적인 교통 호재가 더 있었고 주변에 입주를 앞둔 단지와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있어 추후 키맞추기 효과도 기대해볼 만 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집주인이 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조정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직전 실거래가와 거의 비슷하게 매수를 해야했다.
최종 선택
여러모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봤지만 결국 우리가 내린 답은 2번이었다. 물론 층수나 향, 뷰, 언덕 같은 것들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닐 수도 있다. 일단 싸게 사면 장땡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 5년 이상은 실거주를 할 예정이기에 실거주 만족도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 집에서 영원히 살 것도 아니기에 추후 매도까지 고려해도2번이 좀 더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향후 집값에 따라 어쩌면 나는 내 선택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주어진 선택지 중에선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후회한다면 그 또한 다음 투자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