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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Jan 07. 2024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임장을 다니면서 시야가 넓어졌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눈이 너무 높아진 것이다. 좋은 지역, 좋은 단지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외곽의 저렴한 구축 단지들은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눈이 하늘 꼭대기에 달리면 뭐하나. 내가 갖고 있는 돈은 그걸 살 수가 없는데.



특히 공부를 처음 시작했던 때에는 자괴감이 들었다. 내 눈에 좋아보이는 단지들은 평당 최소 4천, 5천씩 하는데 내 수중엔 1억도 없었다. 내 돈 1억으로 살 수 있는 집은 4억원대가 마지노선이다. 서울에서 4억짜리 집을 찾기는 쉽지 않다. 평수를 10평대 초소형평수로 낮추거나 경기도 외곽으로 눈을 낮춰야 한다.



그런 집들은 당연히 마음에 100% 쏙 들진 않을거다. 아마도 연식이 아주 오래된 구축일 것이고 출퇴근 시간도 오래 걸리고 주변 환경도 부족한게 많을 것이다. 이걸 살 바에야 그냥 안사고 말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나의 첫 집도 100% 마음에 쏙 드는 집은 아니다. 조금만 더 돈이 있었다면 더 좋은 곳을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혹은 좀 더 싸게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첫 집에서 평생 살 것도 아니다. 계속해서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할 수도 있고 투자처를 늘려가다 어느정도 자산이 형성되면 그때 제일 좋은 곳으로 옮겨도 된다.



남편이 결혼 전 갖고 있던 집은 서울 외곽의 소형 구축아파트였다. 처분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고 거주 만족도도 낮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해준 고마운 집이다. 그 집이 있었기에 우리가 모은 돈과 레버리지를 통해서 훨씬 좋은 곳으로 점프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첫 집은 나중의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에게 주어진 디딤돌 중 더 단단하고 좋은 디딤돌을 고르면 된다. 현재 갖고 있는 돈과 가능한 대출 금액, 이자 부담 등을 모두 따져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선택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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