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신축 대장 아파트는 일단 신축이라는 메리트가 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제일 비싸고 시세를 리딩하는 대장 단지이다. 하지만 지역이 노원구이다. 노도강 중에서는 노원구가 가장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서울 북부 외곽지역이다 보니 강남 접근성도 좋지 않고 집값이 싼 동네라는 인식이 있다.
반면 성동구 구축은 어떨까. 90년대에 지어진 30년 넘은 구축이라 아파트도 낡았고 주차는 지옥이다. 아파트 구조도 요즘이랑은 맞지 않을 것이고 올 수리는 필수다. 재건축은 꿈도 희망도 없다. 하지만 지역이 성동구이다. 성동구 안에서도 금호동은 가장 좋은 지역이다. 서울 중심에 가까워서 강남, 을지로, 여의도 등 어디든 다 가기 편해 교통이 정말 좋다.
뭘 선택하는게 맞을까?
정해진 답은 없다고 본다. 둘의 가격 history를 비교하기엔 신축 아파트는 지어진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비교할 수가 없다. 결국 이건 선호 혹은 개인적인 가치관의 차이라고 본다.
나도 매물 후보를 고르면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곳의 신축 vs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곳의 구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고른 것은 후자였다. 기왕이면 용에 올라타고 싶었다. 대신 제일 끝에 꼬리가 아닌 무릎 정도 되는 물건으로 골랐다. 뱀머리가 아닌 용꼬리를 고른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키맞추기 효과
키 맞추기 효과는 그 지역의 시세를 리딩하는 단지가 먼저 가격이 오르면 주변 단지들이 같이 따라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용꼬리는 머리가 먼저 오르면 뒤따라서 오른다. 앞에서 끌어주는 형님이 있는 셈이다. 물론 각 단지별 입지나 여건에 따라서 키맞추기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는 제각각이므로 비교적 빠르게 뒤따라오르는 단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뱀머리 단지는 본인이 머리이기 때문에 형님 역할을 해줘야 한다. 멱살 잡고 끌어주는 대장이 본인이기 때문에 주변 시세가 올라서 따라 오르는 키맞추기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물론 키맞추기 효과는 그 지역 안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남이 먼저 오르면 그 다음 마용성이 오르는 식으로 상급지에서 하급지로 키맞추기가 이루어진다. 이것 때문에도 뱀머리보다 용꼬리가 좀 더 빨리 오를 수 있다.
거래량
강남이라고 해서 집값 하락을 피할 수는 없다. 2008년 이후 하락장, 그리고 올해 초 급락장에서 강남, 잠실 등 상급지라고 해서 집값이 버텼는가? 아니다. 정말 무섭게 빠졌다. 하지만 하방경직성이 있어 어느정도 빠지면 매수세가 붙는다. 하지만 하급지는 아예 거래조차 되지 않는다.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매수를 고려했던 뱀머리 단지는 2년차 신축이었는데 1년 간 거래가 딱 2건이었다. 물론 미등기 상태라 거래가 까다로운 것도 있긴 하지만 주변에 등기가 난 3,4년차 아파트도 1년에 겨우 1건씩 거래가 되었다. 반면 용꼬리는 1년 간 20건 넘게 거래되었다. 22년말~23년 초에는 거래가 뚝 끊겼지만 강남, 송파 등이 반등하고 주변 대장 단지들이 반등한 이후로 거래가 그럭저럭 활발하게 되었다.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파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많고 exit이 수월한 곳을 찾아야한다. 용꼬리와 뱀머리 중 골라야 한다면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