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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Sep 15. 2022

취미 임장러의 똑똑하게 임장하는 법


임장지를 정하고 부동산 사장님과 미리 약속을 잡았다면 이젠 약속 날에 맞춰 임장을 갈 차례이다.




임장지를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임장지가 집에서 너무 멀다면 어쩔 수 없이 차로 이동하더라도 임장지에서는 반드시 걸어다녀야 한다. 임장은 손품으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직접 몸으로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경사가 얼마나 심한지, 주변 환경은 쾌적한지, 동네 분위기가 조용한지 시끄러운지, 사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어떤지,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은 어떤지 등등은 직접 가서 느껴야 하는 것들이다.




부동산 약속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주변과 단지 안을 둘러보는 것도 좋고 매물을 보고 난 후에 둘러봐도 좋다. 둘 중에 어떻게 할 지는 개개인의 선택 사항이다. 다만 주변 환경과 단지 내부를 둘러보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한다. 단순히 매물만 스윽 보고 나오는 것은 임장이 아니다. 임장을 가서는 매물의 컨디션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파트 단지의 분위기, 단지 주변과 역 주변의 분위기까지 골고루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부동산 사장님과 함께 매물을 볼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부동산 사장님과의 대화는 인터넷 서칭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현지 정보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예를 들면 "이 동네에서는 00중학교가 제일 좋아서 일부러 그 학교 보내려고 이 아파트로 이사오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리고 이 아파트에서는 101~103동까지만 00중학교로 배정받을 수 있어서 그 동들이 매매, 전세 다 비싸요", "25평은 A타입, B타입, C타입이 있는데 C타입이 구조가 잘 빠져서 다른 타입에 비해 훨씬 선호도가 높아요.", "주변에 학교가 마땅치 않아서 중고등학생 자녀 키우는 집은 많지 않아요." 이런 것들이다.




이런 정보들은 사장님이 먼저 술술 이야기를 해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먼저 질문을 해서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질문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 동네 학구열이 좀 높은 편인가요?", "25평에서 가장 선호하는 타입은 어떤거에요?", "여기는 사는 분들 연령대가 보통 어떻게 되나요?" 이런식의 간단한 질문이면 충분하다. 이 외에도 요즘 매매 손님이 얼마나 있는지, 급매만 나가는 분위기인지,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정하려는 분위기인지 등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질문들도 꼭 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의 팁은 부동산을 방문할 때 매수자의 입장, 세입자의 입장 양쪽 모두 보는 것이다. A부동산에는 매매 물건을 보고 싶다고 하고 B부동산에는 전세 물건을 보고 싶다고 연락해서 약속을 잡아보자.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매수자 손님과 세입자 손님에게 보여주는 매물도 다르고 하는 말도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수자 손님에게는 개발 호재 같은 것들을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해 강조할 수 있지만 세입자 손님에게는 개발 호재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매물을 보러 갔을 때도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 세입자인지 집주인인지에 따라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세입자가 층간소음이나 누수, 곰팡이, 수압 같은 단점들을 좀 더 가감없이 이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또한 집이 팔리지 않기를 원해 일부러 더 안좋게 말할 가능성도 있으니 100% 믿지는 않는 것이 좋다.




아래는 임장을 가서 체크해보면 좋은 것들이다.



단지 임장 시 체크리스트

- 주출입구 접근성

- 매수 희망 매물의 단지 내 위치

- 단지 내 경사도

- 지하주차장 유무, 지하주차장 연결 여부

- 주차공간(주차난)

- 동 간격

- 단지 내 주민 연령대

- 지하철 역까지 거리, 경사

- 초/중학교까지 거리

- 놀이터 상태

- 아파트 관리 상태(화단, 청결 등)

- 복도식 아파트 샷시 유무

- 구축 아파트 샷시 교체 비율

- 단지의 전체적인 분위기

- 밤 늦은 시간의 분위기




임장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방문하는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주민 연령대나 단지 내 분위기, 주차 상태 등은 크게 다를 수 있다. 평일 저녁 늦은 시간 혹은 주말 이른 아침에 임장을 간다면 당연히 사람도 적고 단지 안도 조용할 것이다. 평일이나 주말 오후에 간다면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학생들, 놀이터에서 뛰노는 어린아이들이 많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임장만으로 그 아파트의 인상과 분위기를 단정짓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나 또한 한 아파트를 평일 밤에 임장을 갔을 땐 정문이 대로변이 아닌 골목 좁은 길에 있는데다 가로등이 많지 않아 주변이 어두컴컴해 혼자 다니기 무섭고 이 곳에 별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이후 일부러 주말 낮에 한 번 더 방문했는데 웬걸, 단지 내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해서 온동네 어린이들이 다 모였던건지 평일 밤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랐었다.




만약 주말 낮에 한 번 더 임장을 가지 않았다면 그 아파트에 초등학생들이 많이 살고 단지 분위기가 활기차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평일 밤에 임장을 가지 않았다면 밤에는 주변이 어둡고 골목이라 치안이 걱정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게 바로 같은 곳을 여러번 시간대와 요일을 달리 해서 임장을 가봐야 하는 이유이다.




임장을 가서 보고 들은 정보들은 현장에서 메모를 남기는 것이 좋다. 나는 단지 내부를 볼 땐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핸드폰 메모장에 간단하게 메모를 남기고 사진을 찍는다. 부동산 사장님과 이야기할 때는 그 앞에서 계속 핸드폰에 메모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해서 듣고 중간중간 이동할 때 후다닥 메모를 하는 편이다. 만약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명은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다른 사람은 메모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현장에서 남긴 메모와 내가 손품을 팔았던 내용들을 합쳐 정리하는 것이 임장의 마지막 단계이다. 시간이 지나면 임장 당일에 생생하게 느꼈던 감정들과 기억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치고 힘들더라도 바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나는 블로그에 임장일기를 작성하고 있다. 블로그든 뭐든 본인이 편한 공간에 정리하면 그만이다.




나에게 임장은 새로운 동네를 알아가는 즐거운 시간이다. 지도로만 보던 곳을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은 나를 또 다른 임장지로 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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