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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6. 2022
입주장의 리스크, 공급 앞에 장사 없다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다. 집값을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급이라는 말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큰 폭으로 시세가 하락하는 지역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공급 물량이 많은 지역들은 더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대규모 공급물량이 쏟아질 때 시세 조정은 필연적이다. 특히 전세 시세는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요즘처럼 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선 입주를 기다리는 집주인들 중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루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집주인들이 많을수록 전세 매물은 계속해서 쌓여가고 입주일이 다가올수록 호가는 점점 낮아진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물이 많기 때문에 굳이 비싼 가격에 전세를 구할 필요가 없고 잔금일이 다가올수록 맘 급한건 집주인이기 때문에 세입자 우위 시장이 되면서 가격 조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세 시세 조정은 입주 예정 단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단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변 단지가 구축일수록 전세 시세는 더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연히 신축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신축 전세 매물도 많고 가격도 매력적이다보니 주변 구축 전세 역시 호가를 크게 낮춰야 세입자 모시기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올해 하반기 대규모 입주장이 예정된 대표적인 지역인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이다. 2022년 하반기에 입주하는 단지가 3개이다. 행정구역은 화성시 반정동이지만 영통구 망포동과 붙어있어 거의 같은 생활권에 있는 반정 아이파크캐슬4,5단지까지 합치면 2022년에만 약 4,300세대가 입주하는 셈이다. 망포동은 약 2만세대가 거주하는데 전체 세대수의 1/5이 넘는 공급폭탄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22년 9월에 입주예정인 아이파크캐슬3단지는 현재 전용84 전세가가 5억~5억 초반대에 형성되어있다. 망포동 대장아파트인 힐스테이트 영통은 전용84 전세가가 5억5천~6억5천에 형성되어 있다. 물론 힐스테이트 영통도 5년차 준신축이고 아이파크캐슬3단지에 비해 망포역이 더 가깝긴 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여럿 생기는 것이다. 12월에 입주 예정 단지도 두 곳 더 있다보니 당장 전세를 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더 저렴한 가격에 세를 구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2021년 하반기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정점을 찍고 급격하게 하락 중이다. 특히 매매보다 전세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동탄 또한 최근에 많이 빠진 지역 중 하나이다. 고점대비 거의 30% 가까이 빠져서 현재 시세는 20년 7~8월 즈음과 비슷해졌다. GTX-A노선 호재로 집값이 붕 떴기에 하락폭이 더 가파를 수도 있지만 아직 소화되지 못한 물량과 앞으로 예정된 공급 물량도 시세 하락을 견인한 요인 중 하나이다. 동탄의 메인 지역은 GTX-A노선이 들어서는 동탄역 주변인 청계동과 오산동이다. 지도로만 봐도 알 수 있지만 2022년~2026년까지 입주 예정 단지들이 대략 10개 단지 정도이다.
동탄 2기 신도시는 2015년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그 이후로 계속해서 수요량을 한참 초과하는 입주량이 지속되어왔다. 이미 과거에 공급된 엄청난 공급 폭탄을 소화하는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