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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Oct 01. 2022

인구가 줄어드니까 부동산은 끝났다고?


꽤 많은 사람들이 인구 감소 때문에 부동산은 끝났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팩트이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곧 가구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택은 기본적으로 인구가 아닌 가구, 즉 세대를 기준으로 공급된다. 부부와 자녀 2인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이 한 집에 산다면 1채의 주택만 필요하지만 자녀들이 독립을 해 각자 집을 필요로 한다면 3채의 주택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인구보단 가구이다.




전국의 인구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세대수는 지난 12년간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인구 성장이 정체되었던 2018~2021년에도 세대수는 매년 2% 가까이씩 증가해왔다. 1인가구의 증가뿐만 아니라 이혼율 증가로 인한 가정의 해체, 외국인가구의 증가 등으로 세대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5년간의 집값 폭등으로 서울에서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을거다. 실제로 서울의 인구수는 201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 집값 폭등이 정점이었던 2021년에 급감했다. 하지만 우하향하는 인구수 그래프와 달리 세대수 그래프는 우상향중이다. 심지어 2017년 이후에는 세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부산광역시는 인구수가 2010년부터 급감했지만 세대수는 인구 감소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인구수가 최저점을 찍은 2022년 현재 세대수는 최고점이다. 광역시가 아닌 지방도 마찬가지이다. 전북 역시 2018년부터 매년 인구가 급감하고 있지만 세대수는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구 추계에 따르면 2010년 1,750만이던 전국 가구수는 2022년 2,158만으로 증가했고 2039년 2,387만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40년부터 감소추세로 전환되어 2050년에는 2,285만이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가구 추계는 일반가구만을 추계한 수치이다. 집단가구(비혈연, 집단시설)과 외국인가구는 포함되지 않는다. 집단가구는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제외하더라도 외국인 가구의 증가 추이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2015년 외국인 가구는 약 43만 가구였다. 이후 지속 증가해 2021년에 55.7만 가구가 되면서 6년간 약 13만 가구가 증가했다. 즉, 일반가구에 외국인가구와 집단가구까지 포함한다면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가구 추계보다 훨씬 많은 가구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고 가구수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 감소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는 늘기 때문에 집은 늘 부족하다. 게다가 정부나 정책기관의 주택공급계획이나 토지공급계획은 일반가구만을 포함한 가구추계에 기반해서 수립된다.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가구는 감안하지 않은 채 공급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당연히 공급이 실제 수요보다 적을 수 밖에 없다.




향후 인구 감소로 인해 가구가 줄어드는 시기가 오면 부동산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원하는 집, 일자리가 있는 곳인 서울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그렇지 못한 지방은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등 지방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도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지방의 빈집은 10채 중 1채 수준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10채 중 1채가 빈집이라는게 10집 건너 1집이 빈집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빈집이 하나둘 생기는 곳은 점점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치안,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나빠진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더 좋은 주거환경을 찾아 이사를 가게 되고 결국은 그 지역 전체가 황폐화된다.




인구가 감소해도 양질의 일자리와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그 곳의 집값이 오르는 현상은 일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도쿄 중고맨션(아파트) 가격 추이이다. 일본의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와 빈집 문제도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의 아파트 값은 굴곡은 있으나 우상향 추세이다. 도쿄 시내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지만 지방은 빈집에 세금을 매길 정도로 빈집 문제가 심각하다.




인구가 지금처럼 계속해서 감소한다면 언젠간 가구수도 감소할 것이다.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이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양질의 주거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는 지방의 소도시들은 소멸 위기를 맞을 것이고 서울, 강남 집중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미 지금도 강남 집값은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가격이 되었지만 먼 미래에는 정말 신기루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극도의 양극화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지방 투자, 특히 지방 소도시와 일자리가 없는 지방 도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 반면 서울의 부동산은 점점 더 욕망의 대상이 될 것이다. 부동산은 끝났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서울에 내 집 하나 꼭 갖고 싶어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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