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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Dec 07. 2022

'선당후공' 청약 시대의 끝, 둔촌주공을 보며


집값이 미친듯이 오를 땐 모두가 오늘이 가장 쌀 때라면서 집을 샀는데, 미친듯이 떨어지기만 하는 지금은 이렇게 떨어져도 너무 비싸다며 아무도 집을 사지 않는다. 불과 몇 년 만에 손바닥 뒤집듯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걸 보면 투자에선 정말로 심리가 중요하다는걸 느낀다.




어제 오늘 이틀 간 둔촌주공 1순위 청약 기간이었다. 온갖 논란이 있었음에도 그래도 입지가 좋기 때문에 통장 10만개는 우수울거다, 미분양은 절대 없을거다 언론에서 떠들어댔다. 하지만 뚜껑을 까보니 결과는 처참하다. 오늘 1순위에서도 마감이 안된 주택 타입이 대부분이다.



84타입이야 중도금 대출이 안나와서 13억의 현금을 대동해야 하니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59타입 경쟁률도 이렇게 저조할 줄은 몰랐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일반분양 경쟁률이 최소 10:1은 되어야 미분양은 피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1순위까지 접수를 받은 시점에 경쟁률은 겨우 4.7:1에 불과하다.



그동안의 청약 시장은 '선당후고' 시장이었다. 일단 신청부터 하고 당첨되면 그때 고민한다는거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리 입지가 별로고 나홀로 아파트이고 대단지가 아니라고 해도 모두가 불나방처럼 달려들어 몇백대 1의 경쟁률은 우스웠다. 둔촌주공이 비싸서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다고 하기엔 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다.



래미안원베일리의 분양가는 평당 5,653만원으로 둔촌주공의 1.5배였다. 하지만 원베일리 청약 당시에는 상승기였고 주변 시세에 비해 10억 가량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었으니 절대적인 가격도 비싸고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오는 것도 똑같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경쟁률이 몰렸었다. 로또 청약이었고 강남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강남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둔촌주공과 같은 강동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는 21년 9월에 일반분양을 했다. 결과는 총 338:1. 평당 2,356만원으로 저렴하기도 했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렸고 당첨 가점도 매우 높았다.




2020년 10월에 분양을 했던 수유동 북한산 스카이뷰는 서울에서는 가장 입지가 하위라고 평가받는 강북구에 위치해있는데다 지하철역에서도 멀리 떨어진 나홀로 아파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 1순위 당해에서 마감되었고 전체 경쟁률은 35:1, 실수요자가 가장 많은 84타입은 618:1이었다.



이제 이런식의 묻지마 청약의 시대는 끝났다. 상승기엔 집값이 무한정 오를 것 같으니 아무리 입지가 별로고 별 볼 일 없는 곳이라 해도 일단 당첨되면 몇억의 시세차익은 보장되었다고 생각했으니 돈은 어떻게든 만들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일단 청약부터 넣고 봤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다들 엄청나게 재고 따지고 머리를 굴린다.



바로 인근의 고덕 그라시움은 최근 25평이 10억 7천만원, 34평은 13억 9천만원에 거래되었다. 물론 둔촌주공의 일반분양가에 비하면 아주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얼마 차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엔 거래가 떴다 하면 대부분 직전 거래가보다 몇천, 심지어는 몇 억씩 떨어진 거래가 나오다보니 주변 시세가 더 떨어질거란 기대감이 고착화되어있다.



아마 이번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이 또 하나의 바로미터가 되어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더 꽝꽝 얼어붙게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가격도 단기간에 정말 많이 하락한 것인데 아무도 집을 사지 않는다. 그럼 과연 앞으로 더 조정을 받는다면 사려고 할까? 꽤 많은 사람들이 3~40%가 빠지면 사야지!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 가격이 현실화된 지금은 50%, 60% 하락을 외치고 있다. 과연 내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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