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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Oct 18. 2022

추수의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곡물감 넘치는 음료 4

#보기만 해도 배가 든든한 고소한 음료들을 소개합니다

온동네 들판 풍경이
노란빛으로 물드는 가을이 왔다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기차를 탈 때 무조건 창가자리를 사수한다. 창 밖으로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실시간으로 변하는 계절감을 눈으로 만끽하기 참 좋은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꼽자면, 가을이다. 초록색이던 들판이 점점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아도 배가 부른달까? 


하지만 매일 그 들판을 구경하자고 자동차를 탈 수는 없는 법. 대신 도시에서는 편의점에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추수의 결실, 곡물로 만들어진 고소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다. 오늘 마시즘은 바라만 보아도 배가 든든해지는 곡물 음료들을 소개한다.  


1. 음료계의 종합 잡곡밥
우유속에 멀티그레인 프로틴  

만약 잡곡밥이 우유로 다시 태어난다면? 이 녀석이 아닐까. 현미, 보리 등 5가지 곡물이 다양하게 들어간 ‘우유속에 멀티그레인'이다. 보통의 우유들은 1~2가지 재료로 맛을 내서 이름이 심플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팩 속에 다양한 곡물이 들어갔다. 그래서인지 훨씬 고소하고 맛이 진하다. 밥솥에 일일이 지어 먹기에도 번거롭고 값비싼 여러 잡곡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여기에 한 가지 미덕을 더했다. 바로 ‘프로틴'을 넣어서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영양가를 채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심지어 프로틴 특유의 내음(?)이 없어 거부감 없이 마실수 있다. 맛은 엄마가 타주신 미숫가루를 떠올리게 하는 고소한 맛이 난다.

하지만 걸쭉하거나 텁텁하지는 않다. 컵에 따르면 주르륵~ 가볍게 흐를만큼 부담이 없는 무게감이어서, 목넘김도 훨씬 편안하다. 굳이 양치를 하지 않아도 될만큼 깔끔한 식감을 챙긴 음료다.


나라면 이걸 퇴근 후, 운동하러 가기 전에 간단히 저녁밥 대용으로 먹을 것 같다. 밥상을 차려서 먹고 가기엔 시간이 빠듯하고, 그렇다고 뭘 많이 사먹기에도 (속이 부대낄 것 같아) 애매한 시간대에 빨대를 꽂아 쫍쫍 빨아먹는 것이다. 밥 차리는 시간과 노력도 아끼고, 남은 시간에는 운동을 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2. 추억 속 그때 그 맛
주전자차 보리   

어릴 때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처음으로 ‘정수기'란 것을 보았을 때 깜짝 놀랐다. ‘집에서 마시는 물이 어떻게 투명할 수 있지..?’ 우리집은 항상 커다란 스테인레스(라 쓰고 스뎅이라 읽는) 주전자에 보리차를 끓여마셨기 때문에 식수란 모름지기 ‘노란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주전자차 보리'는 꼭 그 때 엄마가 끓여주셨던 노란색 보리차의 맛이 난다. 커다란 스뎅 주전자나 델몬트 유리병에서 따라 마시던 그 향기, 그 맛을 싱크로율 높게 재현했다. 묘하게 촌스럽고 투박한 맛이 나는데, 그것이 꼭 집밥처럼 꽤나 정감이 간다. 

맛은 아주 고소하고, 구수하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맛을 갖추었달까. 일반 보리차가 된장국이라면, 이건 뚝배기 청국장 같은 느낌이다. 물만 마셔도 칭찬을 받던 유년의 맛을 다시 만난 기분이 든다. 나처럼 어린 시절 보리차를 끓여서 마시던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쯤 맛보면 좋겠다.   


3. 귀리 첫 걸음
어른오트 호두 아몬드

치약계에 2080이 있다면, 음료에는 이 녀석이 있다. 세상의 모든 바쁜 어른들을 위해 만든 ‘어른오트’다. 귀리(오트)로 만든 우유를 기본으로 호두, 아몬드로 간을 맞췄다. 이것만 마셔도 한 끼를 얼추 채울 수 있을만큼 든든함과 영양소를 갖췄다. 드디어 마시기만 해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것인가!  


무엇보다도 어른오트의 미덕은 유당이 0g, 즉 없다는 것이다. 우유를 마시면 배가 아프거나, 급히 화장실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한다. 언제 마셔도 걱정 없고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맛은 호두마루나 호두사탕을 떠올리게 할만큼 꽤나 달달한 맛이 난다. 설탕보다는 엿 느낌에 가까운 달콤함인데 입안에 착 감기는 것 같은 감칠맛이 있다. 문제는 마시고 나서도 계속 달달한 여운이 감돈다는 것.깔끔함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다. 


만약 우유를 귀리 우유로 바꿔보고 싶은데, 기존 귀리음료에 거부감이 있던 사람들에게 어른오트를 추천한다. 이걸로 시작한다면 부담스럽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얼마 전 내가 샌드위치를 통해 대체육을 처음으로 경험한 것처럼 말이다. 익숙한 다른 재료들과 섞여 있으면 눈치채기 쉽지 않다.  



4. 귀리계의 평양냉면
어메이징 오트  

어른오트로 귀리에 적응을 했다면 그 다음 스텝으론 이 녀석이 어떨까? 쌀이나 보리가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아무래도 낯설지만, 세계적으로 러시아,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어마어마한 규모로 귀리를 재배한다. 그 중 하나가 ‘핀란드'다. ‘어메이징 오트'는 바로 그 핀란드산 귀리로 만든 귀리우유다. 

인터넷으로 구해야 하는 다른 귀리음료와는 달리, 어메이징 오트는 비교적 편의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맛은 건강하고 고소하면서 슴슴한 맛이 느껴진다. 어른오트가 일반 냉면이라면, 어메이징 오트는 평양냉면 같다. 달지 않고 수수하면서, 곡식 자체에서 풍기는 자연스러운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귀리 본연의 맛을 어느 정도 즐길 줄 아는 중수 이상에게 권하고 싶다.


어메이징 오트는 아침 빈 속에 두유 대신 색다른 음료를 즐기고 싶을 때 추천을 한다. 부드럽게 빈 속을 채워주고 배탈 걱정 없이 건강함을 채울 수 있다. 여기에 커피를 타서 카페라떼처럼 마시거나, 아예 당류가 없는 ‘언스위트’ 버전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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