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소리소문없이 찾아온다
운동은 하는데 몸의 변화는 더디기만 할 때 '운동이 은행적금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은행적금은 꼬박꼬박 돈이 쌓이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고, 만기날이 정해져있지 않은가?
운동을 할 때마다 내 몸의 지방이 몇 그램씩 쑥쑥 빠져나가고,
목표치 근육량을 달성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동을 마치고 인바디에 올라서면
'오늘도 체지방이 0.1% 빠졌습니다.'
'이제 한달만 더 운동하면 근육량 28%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해준다면..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몸의 변화는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찾아온다.
난 심폐지구력이 형편없었다.
어느 날 트레이너와 운동 중 내 워치의 심박수가 170까지 올랐다가, 잠시 쉬자 금세 120대로 떨어졌다.
트레이너가 “회원님 심장 엄청 튼튼해졌네요. 자, 다음 세트 들어가시죠!”라며 신나게 말했을 때,
내 심장이 제법 튼튼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형적 변화도 마찬가지였다. 난 토실토실한 지방 가득찬 허벅지가 콤플렉스였다.
1년 반 넘게 운동과 식단을 꾸준히 지속하던 어느 날
허벅지에 로션을 바르다 문득 '지방이 조금 빠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변화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문득 다가온다.
샤워 후 허벅지에 로션을 바르다, 워치의 심박수를 확인하다, 불현듯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운동에 열심인 나를 보고, 운동에 관심 가진 지인이 몇몇 있었다.
어떤 이는 “나도 해야지” 하면서도 시작조차 못했고,
어떤 이는 시작했다가 여건이 안 된다며 그만두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경험을 되짚어보면
운동을 지속하기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변화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막연함이다.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시작할 엄두가 안 날 때,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다.
나는 보이지 않는 적금을 쌓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보상은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빠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묵묵히 지속하는 것.
너무 당연하고 진부한 말이지만,
진부한 말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운동을 하며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