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핵심인재로 살아간다는 것.

내가 동경한 삼성맨

by 솟이네 책장

지나가는 사람이나 옆사람을 붙잡고 손에 꼽는 우리나라 대기업을 말해보라고 하면 여럿 기업들이 나오겠지만 삼성이란 이름은 꼭 나오게 된다. 주변에 둘러보면 갤럭시를 쓰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고, 길거리나 관공서, 지하철 등에 놓인 티비를 보면 삼성의 이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축이며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가 망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회사다.

나는 운이 좋게 반도체 부흥의 시기에 입사하여 시끌시끌한 인기를 얻었었다. 매 분기마다 나오는 실적은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사게 만들었다. 친척과의 가족모임이나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를 비롯한 모든 모임에서 삼성맨이라는 세 글자가 주는 힘을 많이 체감하게 됐다. 그만큼 회사에 남다른 애착이 갔다. 그런 애착이 나를 더 회사에 열정을 쏟아붓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런 회사에서 핵심인재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주어진 책임이 때론 과한 건 아닐지 생각 드는 날들이 많았고, 혼자 남아 끙끙거리고 있다 보면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가 한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만든 제품이 갤럭시나 워치에 탑재되어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 때면 그 감동을 잊지 못한다. 갤럭시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기 내가 만든 제품이 실렸다고 자랑하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내 이야기에 앞서 핵심인재란 무엇인가 말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 핵심인재는 중요한 기술을 알고 있거나 출중한 능력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회사에서 별도의 상여금(인센티브) 및 혜택을 제공하고 직원이 타 기업 및 연구기관으로의 이직을 못하게 막는 제도라 보면 된다. 그만큼 핵심인재로 선발되는 사람은 많지 않고, 특정 부서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핵심인재일 확률이 높다.

그런 사람이 되기까지, 그리고 그 자리를 유지하기 까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 열정 가득한 신입사원
내가 입사했을 때 메모리 호황기의 시작 부분이었다. 매번 뉴스에 뜨는 영업이익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어깨와 입꼬리가 쓱 올라가고, 내가 저 일원이라는 사실에 뿌듯함이 자리 잡았다. 나뿐만 아니라 회사의 모든 사람이 그랬던 것 같다. 회사 사람들은 매우 온화하고 지쳐있지 않았으며 살가웠다. 업무 할 땐 전문가로 업무적인 조언을 주며 나의 업무지식에 도움이 되고자 많은 자료들을 건네주고 그에 대해 같이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업무에서 벗어난 커피 마시는 시간이나, 회식자리에선 전문가의 모습은 없어졌고 인생의 선배로 날 대해줬다. 연애사업은 어떻게 되는지, 요즘 이런 게 유행이던데 해봤냐던가, 이번 여행은 어디로 가는지 등등 많은 관심으로 날 대해줬다. 그래서 내게 남겨진 "삼성맨"의 이미지는 공과 사가 철저하게 나뉜 점잖은 아저씨였다.

내가 동경하던 삼성맨의 모습은 매우 높았다. 그들은 10-20년 차 배테랑들이었고,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합쳐진 이상향에 가까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삼성맨의 모습을 보며 저렇게 되길 빌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달을 보며 소원 비는 아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내가 오늘 듣고 배운 모든 이야기는 다 적어두고 모르는 부분은 선배들에게 찾아가 다 물어보기로 했다. 처음엔 들리는 대로 적다 보니 바른 단어를 찾아가기도 어려웠지만 열정이 넘치는 신입사원이라 생각했는지 하던 일도 멈추고 신입의 입장에서 열심히 설명해 주는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그렇게 몇 주 했을까 회의 시간에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하지만 새로운 용어라 생각되는 단어가 있다면 나를 배려하여 간단한 설명을 추가하는 모습에서 그들이 나를 삼성맨으로 봐주기 시작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3달이 지났을 무렵 모르는 걸 정리하겠다며 정리하고 있는 워드파일은 80 페이지가 넘어갔다. 그때 나에게 첫 과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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