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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죽고 싶다 VS 살고 싶지 않다.

by 마싸

나는 마녀싸이코다


연재의 마지막 글이다.



내면의 어두움, 머릿속을 기어 다니는 나쁜 생각, 마음을 어지럽히는 불편함을 솔직히 쓰겠다고 했지만 100% 순도의 솔직한 글이라곤 할 수 없다. (글을 쓰면서 많이 순화하게 되더라.) 진짜 속마음을 다 적기엔 너무 쫄렸다.



나란 사람을 태워 남는 게 있다면 '죄책감'이겠더라. 완전히 악하지도 완전히 선하지도 못해서 늘 후회한다.



이렇게 나에 대한 글을 모아 놓으니 이런 인성으로 인생 살기 참 힘들었겠다 싶다.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하고. 생각보다 내가 쓴 글들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나도 그렇다'라고 해주셔서 안심(?) 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진 가장 나쁜 내면, 생각, 마음을 써보려고 한다.




나는 '죽고 싶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는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이 둘의 차이가 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스스로 죽진 않겠지만 당장 죽어도 상관은 없다.'라는 마음이다. 난 죽음과 삶에 대해 수동적이었고 비겁했다.



천년만년 살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화에서 천재지변을 피해, 좀비들을 피해, 악한 범죄자들을 피해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이 가진 삶의 의지에 공감할 수 없었다. 내가 만약 그 상황이라면 제일 먼저 죽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사는 하루는 다른 누군가가 간절히 원했던 하루였을 거라는 말을 들으면 난 그 사람에게 언제든지 내 삶을 줄 의향이 있었다. 줄 수만 있다면 기꺼이.



도대체 왜 이렇게나 인생이 재미없고 삶이 지루해졌는지 알 수 없다. 한때는 이유 찾기에 급급했지만 최근에서야 내린 결론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자는 것. 숨이 붙어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는 것이다.



내가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다.







누구나 어두운 내면, 불편한 마음, 좋지 않은 생각들을 하고 산다. 다만 그것들을 어떻게 해소하는지가 인생의 마지막에서 후회로 남을지 지혜로 남을지 결정하게 될터.



내 인생의 끝엔 무엇이 남을지 궁금하다. 후회만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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