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붕세권에 살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잉세권(잉어빵)이 되겠다. 올 겨울에도 여전히 우리 부부는 1시간이 넘는 퇴근길을 해내야 했다. 잔뜩 피곤에 절은 남편과 잉어빵을 만날 기대를 하고 있는 나는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가는 길 잉어빵 여사님의 영롱한 트럭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하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구 ㅇ ㅇ 여사님의 잉어빵을 먹어야겠어."(계좌이체도 받아주시는 친절함 덕분에 나는 사장님의 성함을 외우게 되었다.) 남편은 말한다. "안돼. 밥 먹어야지." 나는 말한다. "아마추어 같군. 나는 물론 잉어빵도 먹고 밥도 먹을 거야."
종종 한참 토론을 하다가 내가 지는 바람에 먹지 못하고 갈 때도 있었지만, 어제는 달랐다. 나의 논리가 너무나 설득력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의 마지막 잉어빵이 될지도 몰라. 여보."
남편은 내 논리에 반박할 수 없었고 그는 조용히 잉어빵 줄에 합류해줬다. 그렇게 잉어빵을 만났고 우리는 추운 귀갓길 불타는 잉어빵을 한입 두입 세입 순식간에 먹어버렸다.
6마리 중 딱 2마리가 남았을 때 집에 도착해버렸다. 남편이 말했다. "붕어빵은 추운 데서 먹어야 하는데" 내가 망설이 없이 제안했다. "그럼 다시 나가서 먹고 올까?"
먹는 것만큼은 일류이고자 하는 아내와 그 적극성에 놀란 남편.
아무튼 우리는 잉어빵도 먹었고 밥도 먹었다. 나는 밥을 먹은 후에 많이 먹어버린 죄책감 때문인지 다른 건 다 미뤄도 설거지는 미루지 못하는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으니 남편이 옆에서 나와 놀아준다.
남편은 툭 말을 던졌다. "하루하루가 행복해야 1년이 행복한 거야. 알지?"
나는 "잘 알지만 또 그게 잘 안돼. 그래도 다시 노력해볼게!"
달그락달그락 오늘의 집안일을 미루지 않고 해냈더니 깨끗해진 그릇들 만큼 내 마음로 단정해졌다.
잉어빵도 먹고 깨끗하고 따뜻한 집에서 잘 수 있으니 오늘의 행복도 야무지게 챙긴 셈이다.
내일의 행복도 미루지 않고 양껏 챙겨야지.
내일도 잉어빵 여사님이 오시려나. 매일이 마지막인 것만 같아 잉어빵을 외면하기 어려운 요즘 그만큼 더 행복한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