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인력 담당

*** 알제리 인부들 현장 교육

by Massoud Jun


*** 알제리 인부들 현장 교육


알제리는 일반적인 상식을 불허하는 곳이었다.

알제리 사람들은, 고작 6개월 전만 하더라도 1km 거리당 하나의 경비소에 무장한 민병대원이 검문을 했다고 했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도 없이, 마을을 지날 때면 인식하지 못하는 과속방지턱이 과하게 많았다. 그런 이유로, 알제리 정부가 테러리스트 소탕작전을 실시했고, 지금은 그나마 안전해져서 심각한 검문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 모두가 우리나라 국정원장과 같은 막강한 위력을 가진 자가 진두지휘한 자작극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현장의 통역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아침에 실시하는 조회에 참여하는 알제리 인력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현장 반장들은 말이 안 통하는 알제리 인력들에게 할 말이 없었고, 내 역할은 토목 직원들과 현장 반장들의 통역을 담당하면 됐지만, 현장 통역은 일 같지도 않아 성격에 맞지 않았다. 현지 인력 조회는 8시에 정확하게 시작했지만 한국인들은 7시 30분부터 작업에 들어갔다가 인력들이 오면 조회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현장으로 데려갔다.


현지 인불 관리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로컬을 관리했다. 작업복은 그들이 입던 옷을 그대로 입어 남루했고, 삼엔에서 발급한 출입증이 없으면 현장에 들어오지 못했으므로 출입증을 회수해 총괄 수퍼바이저가 관리했다. 각 일터로 한국인들이 데려가면 나는, 한국인 작업자들에게 불려 다니면서 작업 지시 통역을 하다 보니 너무 소비적이고 비효율적이었다.


로컬 작업자들은 자주 현장에서 사라졌다. 기도를 하러 갔다가 사라져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화장실 간다고 사라졌다가 일과 끝에 출입증을 받으러 나타나 일당을 챙겼다. 각 팀의 덩치 크고 말끔한 포어맨(반장)들은 빈둥거리며 놀았고 수퍼바이저는 하루 종일 현장에 보이지 않거나 포어맨들과 어울려 빈둥거렸다. 거기에 현장 코디네이터 책임자로 와 있는 친구들은 역할이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하는 일 없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로컬 작업자들을 불러내 행정 일을 현장에서 소화했다.


그들은 한국인 작업자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다. 물건을 훔치는가 하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했으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빈둥거렸다. 일은 하는 사람만 했기에 한국인들이 집으로 보내버리라고 내게 찾아 오는 일이 잦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자신들을 모른다는 이유로, 작업 장소로 가다가 중간에 사라지곤 10명을 데려 갔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면 반 정도 밖에 현장에 있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그들을 일일이 관리하기에 작업에 열중하면 오히려 걸리적 거릴 정도였다. 또한, 알제리 전반에 떠다니는 전반적인 소문답게,


‘아침엔 커피 한 잔에 천천히, 오후엔 너무 힘들지 않게 천천히’


작업의 모토가 그렇듯, 일상 생활이 그러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인들은 한 번 작업에 들어가면 담배 피러 가거나, 점심 때 외에는 오로지 일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알제리 인력을 관리할 시간과 여유 가 없었다. 소장에게 얘기해서 조회 때 교육을 시켜 한 달 안에 평정 시켜 놓겠다고 장담했다.


처음 알제리 땅을 밟았을 때, 동서고원고속도로 지질 조사업체와 500km 구간을 같이 했던 사람들. 책임감이 강하고 순수하고 착하며 마치 고향 사람들처럼 정이 넘쳤다.


알제리는 불어가 아랍어와 공용언어임에도 인부들은 불어를 사용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다. 인부 중에 불어가 원활한 친구를 골라, 아랍어로 통역했다. 못 알아 들었다는 말을 할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인부들을 상대로 할 일은 별로 없었다. 단지 시스템에 문제가 몇 개 있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 인력 공급 에이전시에서 필요한 인력을 보낼 때, 이력서의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기 때문에, 공무와 관리에 적은 돈이라도 알제리 인력이 원체 많아, 큰 돈이 헛되게 소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럴만한 인프라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다시 말해, 목수 일을 해보지 않은 인부를 목수 경력을 허위로 작성해서 보내 이익을 보았고, 필요 없는 수퍼바이저들을 보내 인부들을 감독하는 대신 빈둥거리며 놀았다. 현장에서 해결해야 했다.


포어맨과 슈퍼바이저, 코디네이터를 없애 버리고 현장에서 말 없이 일하고 충실한 애들을 뽑아 반장 자리에 앉혔다. 명령권을 주지 않고 기본 모델로 일만 하라고 지시하고 바뀐 결정을 공무 팀에 보내 에이전시 파워플러스가 장난을 치지 못하게 확실하게 공문서화 했다.


조회 때는 인원수만 확인하면 전체를 줄 세우지 않고 앞으로 모여 자유롭게 얘기했다.


“너희들은 항상 같은 일을 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은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공구를 사용하고 공정이 진행될수록 작업 방식을 익히면 오래 되지 않아 익숙해질 것이다. 각 한국인 팀장들이 인정해 주는 사람들은 삼성 엔지니어링 이름으로 추천서를 발행해주겠다. 여러분들은 한국 사람들보다 멋있고 위대한 종교적인 신념이 있으니 미래는 너희들 것이다. 만약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것은 일부러 못 알아 듣는 체 하는 것이다. 배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배운 것은 활용하기 바란다”


현장에서 사라지는 애들은 경고장을 날렸고, 하루 종일 사라졌다 나타나는 애들은 같은 일이 생겼을 땐 해고한다는 문서를 작성했고 가차 없이 절차를 밟아 잘랐다. 결혼하는 인부를 위해 이맘(Imam; 목사)의 편지를 가져오게 해, 공무 팀에 공문을 보내 유급휴가를 떠나게 했다. 버스가 늦거나 빨리 가버려 늦게 오는 친구들의 변명이 들리지 않게 파워플러스 대표를 불러 조치를 취하고 공문서로 남겼다. 인부들 앞에 그들이 한 약속 내용을 보여주고 또 그런 일이 일어나면 공문서에 의거, 대표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인부들에게 땀 흘려 일하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목표를 정해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워크 홀릭이라 한국 사람들처럼 일할 필요는 없지만, 기술은 뛰어나니 배워두면 실력을 향상 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현실에 충실해서 개인의 발전에 이용하라고 설득했다. 내가 지켜보는 것은 보호를 위해서지 감시가 아니라고 일러주었다.

좁은 집에서 독립하기 위해서는 일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결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그 자리에 머물 것이기에,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으라는 동기부여를 심어주었던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거짓말을 하거나 도둑질을 일삼는 일이 없어지고 심지어 주머니에 손 넣고 다니는 애들도 없어졌다.


기도하러 갔다가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사라졌다 돌아오는 애들도 없어졌다. 기이한 현상이 현장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인부들의 눈빛이 반짝이고 다른 현장에 비해 생기가 돌았다. 2주 정도가 지나자 다른 현장과 확실하게 차이가 났다. 보잘것없이 인정 받지 못했던 반장들이 다른 덩치 큰 농땡이들과 싸워가면서 현장이 안정됐다. 후에 들어오는 신참들이 그 분위기에 묻어갔다.


땀이 흘러 냄새 나고, 기름때 묻어 냄새 나는 그들과 자주 포옹하며, 농땡이 치는 애들에게 한 번씩 자위행위 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농땡이 친다고 놀리고는 푸셥을 시켰다. 애들이 재미있다고 그런 시간을 즐겼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었지만 우리는 그렇게 놀았고 현장 발주처 관리들이 신기하게 여겼다.


옆의 배관업체는 인부들 아침 조회도 못해서 전 한국인 직원들이 여자 통역들을 앞세워 줄을 세운다고 고생하고 있었다. 한국 식 통제가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첫 사건은 비가 억수같이 온 다음 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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