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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와 바포레또 사진을 원 없이 찍어대다

- 7박 8일 서유럽 여행 (10/25)

20 JUL2008


이제 그 훈족이 천추의 한으로 못 가보았다는 베네치아를 향해 진군한다.


내가 베네치아를 향했던 그날은 무척 화창했다. 해무가 끼어서 시야를 방해하기는 했지만, 해무 정도는 얘깃거리도 되지 않았다. 베네치아를 가기 위해서는 본토와의 철도 다리가 세워져 배를 전혀 타지 않고도 섬과 섬을 잇는 다리 수 백개를 건너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곳이 베네치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동차는 지난 1932년 무솔리니가 파시스트당 당수로 정권을 잡았던 시절에 개통이 되었다고 한다. 아침 일찍 서둘렀지만, 베네치아로 향하는 자동차의 행렬은 아주 길게 줄을 이었다.


베네치아 입구에 있는 역의 이름은 싼타루찌아 역(Stazione Ff.Ss Santa Lucia), 그리고 자동차는 바로 옆의 섬 산타 치아라(Santa Chiara)에서  하차해야 한다.


[사진설명: 자동차를 타고 베네치아 섬에 유일한 주차장까지 지나는 길목. 맨 위의 오른편 사진에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중의 하나가 보인다. 해외에 나가면 다 같은 애국자]


베네치아로 향하는 배에 승선을 했다. 아침해는 높기 전에 해무로 묘하게 설렘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훈족들이 근접하지 못해서 애태우며 발길을 돌리게 했던 베네치아. 1천 년 동안 독자적인 문화체제를 유지하면서 '아드리아해의 여왕'으로 불리는 베네치아가 바로 지척에 있다.

[사진설명 :  베네치아의 주요 관광지인 싼 마르꼬 광장까지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는 것이 빠르다. 그래도 25분 이상 이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베네치아를 제대로 보시려면 두 다리가 튼튼하실 때 가셔야 한다.


베네치아에는 바퀴 달린 운송수단이 없다. 자전거도 오토바이도 승용차도 없다. 원동기야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지만, 왜 자전거도 없을까? 그것은 다리 때문이다. 베네치아는 섬과 섬으로 되어있고, 섬과 섬은 다리와 배를 통해서 옮겨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바퀴 달린 운송수단은 찾아볼 수가 없다.


[사진설명 : 베네치아에는 정말 다양한 배들이 오가고 있다. 그중에 모두가 알고 있는 곤돌라 이외에 버스처럼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타고 다니는 배는 바포레또이다. 사진 위에서 세 번째]


바포레또 (Vaporetto)는 베네치아의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유명한 곤돌라는 관광용이거나 개인용이고, 버스처럼 구간을 정해진 시간에 오가는 교통수단은 바포레또이다. 1일 이용권은 10유로이니 약 16,000원선. 1구간은 약 3.5유로이다.  역에서 내리건 싼 치아라부터 싼 마르꼬 광장까지 한 코스로 갈 수 있다.

[사진설명 : 베네치아에 오가는 배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맨 아래는 경찰선. 지여경찰이라고 쓰여있다. 속도위반도 단속하는데 단속 기준은 km/h로 육지의 자동차와 같은 시속 몇 km로 쓰인다고 한다.]

[사진설명 : 예외 없이 앰뷸런스도 배로 운항한다. 집 앞에서 병원까지 배로 오간다.]


배로 베네치아까지 이동하는 가운데 유독 남자들만이 눈에 뜨인다. 오직 하나 경찰선에 타고 있는 여경의 모습만이 보였을 뿐이다. 여성 관광객을 의식해서일까?


[사진 설명 : 곤돌라는 베네치아의 상징물이기도 하지만 실용적 교통수단이다. 우리네 승용차와 다를 바 없다. 맨 아래 시니어 한 분의 아침신문 읽는 모습이 가히 토픽감이다.]


곤돌라(Gondola)는 이탈리아 말로 '흔들리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실제로 타 보니 많이 흔들렸다. 곤돌라의 역사도 1천 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11세기 경부터 베네치아의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으며, 16세기에는 1만 척이 베네치아를 오갔다는 기록이 있단다. 특이한 것 중 하나는 곤돌라의 색상. 모두 검은색으로 1562년(조선시대 선조가 10세 되던 해)에 통일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곤돌라의 선미와 의자는 똑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다.

[사진설명: 베네치아의 승객을 실어 나르는 다양한 배들의 모습]


영화 '이탈리안 잡 (The Italian Job. 2003. 미국)'의 첫 배경지가 이곳 베네치아였다.


영화 개봉 당시 그 영화를 보면서 참으로 영화적 시나리오 발상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베네치아에 와서 보니 물과 함께 생활하는 베네치아인과 배와의 밀접한 관계를 보고는 영화 '이탈리안 잡'의 발상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여행이라는 것이 왜 젊은이든 시니어든 모든 이들에게 동경이 되는지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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