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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계 연구소 Mar 31. 2021

당신이 무조건 실패하는 이유 /
제 1 화

'그냥'하기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에게 물었다. "그래도 너무 공부하기 싫고 슬럼프에 빠질 때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합니까?" 학생이 답하길 "그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공부해요." 주위의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그 학생도 웃었다. 그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냐는 듯이...


진짜 그렇다. 공부를 안 하는 학생의 머릿속은 '아... 공부해야 되는데...'로 채워져 있고, 살을 빼고 싶은데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의 머릿속은 '아... 살 빼야 되는데...'로 채워있다. 연습을 안 하는 연주자는 늘 연습을 '생각'하고 글을 안 쓰는 글쟁이는 늘 글 쓸 '생각'만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오래 한다고 해서 정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더 수렁으로 빠진다. '아.. 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은 늦잠을 자고 침대에서 빈둥거릴 때, 핸드폰이나 쳐다보면서 하루에 몇 시간을 날려먹을 때,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 채널 저 채널 끌려다니는 와중에도 머릿속에 깜박거린다. '내가 이럴 때가 아닌데...' 처음에는 뭐가 문제인지 고민하다가 어느샌가 '나'라는 인간과 인생 전반에 대한 후회와 가정으로 가득 찬다. 이런 과정은 비단 자기 계발의 경우가 아니라. 도박에 빠진 사람이나, 이혼을 고민하는 것처럼 더 심각한 상황에 더 드라마틱하게 일어난다.


'이 사람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이 좀 더 여유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더 열심히 할걸...' '나라는 놈은 왜 이리 나약할까...' '이제 내 나이면 늦었다' '이번 생은 망했다...' 


이렇게 자신과 인생의 전반을 통찰하면도 절대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스스로를 보면서 더 자괴감이 들고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그럴수록 실행에 옮기기는 점점 더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어느 시점부터는 '해야 되는데'라는 생각조차 사라지고 세상에 대한 분노나 자기 연민따위에 빠져 허우적대기 일수다.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그냥 하는 것 뿐이다.  


문제는 '그냥'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2부에 계속...



당신이 무조건 실패하는 이유 / 제 2 화




Pixabay로부터 입수된 Alexandra ❤️A life without animals is not worth living❤️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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