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보니 딴 세상
어떠한 행동을 '그냥'하게 되는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어릴 때 주어진 환경에 의해 일상이 된 경우다. 예를 들면 이렇다. 태어나 보니 집안에 온통 체스 그랜드 마스터들의 사진들이 걸려있고, 부모님은 물론 모든 가족 구성원이 늘 체스를 두고 있다. 옹알이도 하기 전부터 세계 선수권 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에 참석했고 아빠와 언니들 모두 이미 체스계에서 알아주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주위에 이모 삼촌이라고 만나는 아빠 엄마 지인들 역시 체스계의 인물들이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 줄 알고 5년 동안 살았더니 이미 5살에 영재였고 10살에 유럽 챔피언 14살에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다소 극단적인 예가 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성향'이라고 할만한 대부분의 것들,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이렇게 영향받으며 형성된다. 유독 어릴 때 주어진 환경이 중요한 이유는,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엄청나게 빠르게 학습하는 시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긴 작은 차이가 태생적으로는 주어지지 않은 환경의 차이까지 만들면서 결국 엄두도 못 낼 만큼 큰 차이가 되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예시처럼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어떤 이유로 또래의 아이들보다 조금 더 피아노에 소질이 있는 아이이가 있다고 치자. 그리고 그 차이는 성인의 수준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정도다. 하지만 아이의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큰 주목을 받기 수월하다. 그 아아는 또래의 경쟁자(?)들보다 더 쉽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얻을 것이며, 더 많은 무대 경험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 아이가 얻는 기회와 환경, 실력의 격차는 결코 좁힐 수 없어 보일만큼 벌어질지 모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어린 시절일수록 대체적으로 '그냥'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근데 우리는 이미 어린아이가 아니잖아. 그럼 틀렸나? 성인이 되어서는 무언가를 '그냥' 할 수 있는 방법따위는 없는 건가?
있어야만 한다!!!
3부에 계속...
Pixabay로부터 입수된 OpenClipart-Vectors님의 이미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