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간계 연구소 Dec 20. 2023

지금 당신 옆 그가 기회다

근묵자흑 근주자적

우리는 가까운 사람만 질투를 한다.


말 한마디 안 섞어본 연예인을 위해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설 수 있다. 멋진 사업가의 자서전을 읽으면, 그가 나의 삶의 롤 모델이 되기도 한다. 나도 언제가 저렇게 멋진 차를 타고 멋진 집에 사며, 멋진 일을 하리라 다짐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아무 주저함 없이 일면식도 없는 그의 이름을 말한다. 그와 '안녕하세요'라는 한마디도 못 나눠보고 생긴 존경심이다.


사실 존경심 같은 것들은 나와 가깝지 않아서 더 쉽게 생기는 것 같다. 가족 중에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 있어봤자, 어릴 때부터 장난감 때문에 다투고, 문 열고 똥 싼다면서 짜증 내는 사이에 존경심이 싹트기 어디 쉽겠는가.


그러나 그게 가족이든 친구든 이웃이든 지인이든 간에 잘나서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아니 잘난 것도 없는 놈이 잘난 척하는 것 같아서 꼴 보기가 싫은 누군가가 있다면 오늘부터 가까이 지내는 것이 좋다.


시시덕거리며 농담하고 밥 먹고 놀러 다니며 맨날 붙어 다니라는 말이 아니다. 마치 책에서, 화면에서, 멀리서 봤던 사람에게 처럼 그의 장점을 질투하거나 배 아파하거나 평가절하하지 말고, 옆에서 흡수하라는 말이다. 누가 그러더라 자기가 주식을 2년 정도 하니까 2년 뒤에는 다 주식하는 사람만 주위에 남았는데, 봉사를 2년 정도 하니까 주위에 다 봉사하는 사람들로 바뀌었다고. 사람은 노는 물이 바뀌면 결국 바뀐다. 근데 처음에 그 물을 바꾸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일단 내가 안 어울리던 사람들과 섞여있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겠고, 주위에서 나이 들면 만나기 싫은 사람 안 만나고 사는 게 좋다고도 하니까 자꾸 그런 핑계들도 생각난다. 굳이 내가 왜 쟤네랑... 뭐 대충 이런 기분이다.


그러나 성장의 시작은 불편함이다. 요즘 자기 계발/개발 장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사기를 치고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방법은 없다. 불편하지 않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내 주위의 가까운 사람을 통해 인생을 배우기가 쉽지 않지만 그런 태도야 말로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첫째로 환경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맨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서 자기 개발/계발 영상이나 보고, 성공한 사람들 얘기를 들었는데, 내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가. 인강 듣다가 집으로 개인 과외 선생님이 온다는데 기쁘지 아니한가.


둘째로 적극적으로 끼어들어야 한다. 그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라는 얘기가 아니다. 안부나 인사를 보내기도 할 수 있고, 기회가 닿을 때 'YES!'만 하면 된다. 함께 어울려라. 아..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고, 뭐 귀찮기도 하고, 배알이 좀 꼴리기도 하고 온갖 불편한 생각이나 느낌은 미루고 그냥 가서 그 배 아픈 내용들을 나도 살아내면 배가 안 아플 것이다. 나이트클럽만 가서 놀던 사람이 고급 한식당에 초대받으면 가기가 싫어진다. 더군다나 그 초대를 내 친구가 하면 더 가기가 싫다. 왜냐하면 나는 그런 식당에 누군가를 초대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초대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러나 가라. 마치 나중에 나도 아끼는 누군가를 그곳에서 대접할 사람처럼.   


셋째로 실천해라.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큰 단점 중에 하나는, 돈이 모든 일의 핑계가 된다는 점이다. 나도 돈이 있으면 저렇게 베풀 수 있지. 나도 돈 있으면 기부하지. 나도 여유 있으면 저런 선물 주지. 내가 쟤처럼 좋은 직업이면 어떻고, 나도 쟤처럼 건물 있었으면 어떻고... 물론 단순하게 생각하면 돈이 없으면 엄청나게 비싼 물건은 살 수가 없다. 그러나 그건 보여지는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고 돈 없이도 얼마든지 같은 방향성으로 살 수 있다. 돈 많은 친구가 보낸 화환보다 덜 여유 있는 친구 들고 온 귤 한 봉지가 더 고마울 수 있다. 마음이 담긴 안부가 고마울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한 때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으로 할 수 없는 셀 수 없는 많은 일이 있고, 많은 돈이 아니어도 기부라는 것도 할 수 있다. '부자처럼 행동하라'는 말은 좋은 옷을 입고 돈을 분수에 맞지 않게 막 쓰라는 말이 아니라. 내 삶의 모든 부분에 '좋아!', '가능해!'', 'YES!!'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마치 다 가진 사람처럼 여유 있게. 흡수하고 성장하면서.


당신의 가장 좋은 스승은 늘 아주 가까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하고 있다는 착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