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
삶의 방향성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수억개의 부유하는 정보가 아니라 단 한 명의 사람이다.
이제 가짜 정보들이 인터넷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진짜와 가짜는 간단히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트래픽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제목과 내용을 다루면서 실제를 왜곡한다. 정치 뉴스는 자기들 입맛에 맞게 그야말로 찌라시성 제목과 편집을 써서 편 가르기를 하고, 연예인들의 이슈도 호불호에 따라 극과 극의 내용들을 만들어낸다. 의료, 건강에 대한 채널들은 심지어 같은 분야의 박사던 교수던 상관없이 다른 얘기들을 하기 일쑤고, 스포츠 관련은 외국어 번역을 살짝 비틀어 가짜 소문들을 쏟아낸다.
그 왜곡과 과장, 거짓의 정도가 심하고 그 수가 압도적이라, 사실관계를 위해 관련기사들을 찾아봐도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지경이다. 몇몇의 심지가 굳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는 정보들이 사실이라 굳게 믿고, 심지어 무지몽매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퍼 나르기도 한다. 차리리 그렇게 속고 사는 편이 속이 편한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프라인의 관계들은 더욱 중요해졌다.
실제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얘기하고 교재 하는지,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들을 할애하는지가 진짜 내 삶의 방향성이 된다. 내가 실제로 교류하는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그 수가 얼마나 되겠나. 인터넷에 검색어 하나만 넣어도 넘치는 데이터의 양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훨씬 더 강력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것들은 영혼도 없이 손가락만 쭉쭉 올려서 넘겨버리기도 하지만, 실제의 만남은 다르다.
과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삶을 논할 때 많이 언급되던 '인간적인 교류', 눈빛을 보고 가까이서 서로의 그 미세한 뉘앙스(nuance)를 느끼는 것을 배재하더라도 그렇다. 이제 진짜와 가짜를 칼같이 구분할 수 없이 촘촘한 스펙트럼으로 퍼진 정보들을 필터링하면서 산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단지 별 이유도 없이 내 성향과 취향에 맞는, 이미 내가 선택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정보들만 믿으면 사는 것이야말로 진짜 꼰대의 모습이 아닐까.
그들이 부동산 얘기를 자주 하면 나는 점점 부동산에 관심이 생길 것이고, 핸드폰을 열면 부동산 관련 기사나 영상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얘기를 그들과 만나서 하고... 그들이 성장을 말하면 '나는 왜 멈춰있는 것 같지...'라며 고민할 것이고, 그들이 성(性)에 대해 얘기하면 나도 그쪽 얘기가 더 궁금해지게 되어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그들이 꼭 어떤 분야의 선구자이거나 권위자일 필요도 없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증명할 무엇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냥 만나서 차 한잔을 하더라도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어떤 종류의 것들인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사람의 말은 여유가 있는지, 따뜻한지, 사랑을 말하고 때로는 희생을 얘기하는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유연한지, 고민이 깊은지, 통찰이 날카로운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지. 사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이다.
마음이 흔들리고 여유가 없어지고 욕심이 생기면 넘쳐나는 거짓 정보들에 휘둘린다. 남들이 돈을 얼마나 어떻게 벌고 얼마나 성공을 하고, 무슨 차를 타고, 얼마나 매력적인 이성을 만났는지. 아니면 누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약을 하고 섹스를 하고 함부로 자유를 말하고 다니는지.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동요할 필요가 없다. 마음 한 점도 내줄 필요가 없다. 아마도 지금 마음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산다면, 인터넷 속의 모르는 사람들의 모르는 이야기는 가볍게 소비하고 진짜 사람들과 진짜 이야기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냥 당신의 사람들은 믿어라. 가족이든, 친구든, 지인이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얘기들을 많이 공유하는 것이 좋다. 수박 겉핥기식 좋은 말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무겁고 심오한 얘기를 할 수도 있고, 어렵고 괴로운 얘기를 해야한다. 그러나 늘 진심을 얘기하고 함께 진동하려고 노력하면 삶이 더 깊어지고 단단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