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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계 연구소 Jul 12. 2020

심판

정의의 이름으로 승리하려는 자

막대한 독서량과 깊은 사유를 가진 자, 누구 편도 아닌 늘 정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는 자,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생을 받쳐 행동하는 자.

그들이 온갖 지식을 끌어와 수려한 솜씨로 쓴 장문들이 넘치지만 대부분 단순한 하나의 문장에 그럴싸한 사족들이 덕지덕지 붙었을 뿐이다.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


정의의 이름으로 자행된 세상의 모든 살육과 전쟁과 분쟁의 역사는 '옳은 자'들에 의해 쓰여왔다. '너와 나', '옳고 그름'의 칼 같은 이분법적 사고는 삶과 죽음의 사고다.

지금 '내' 살갗에 닿는 바람이 지구 반대편의 '너'가 내쉰 숨인가?

46억 년 동안 동네 울타리도 못 벗어났다. 밖으로는 끝도 없는 세상이 있고 안으로는 그러한 세상만큼이나 복잡한 내가 있다.


멈춰있는 모든 것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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