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문제

아픔이 가르쳐준 것들

by 이소연 Teana Lee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몸보다 마음이 더 많이 움직였다.

왜 아팠을까.

내 식습관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내 삶의 방식이, 나도 모르게 나를 몰아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꽤 오랫동안

‘잘 살고 있다’고 믿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내 방식대로 해소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조차도 나를 컨트롤하기 위한

또 다른 ‘강박’이 아니었을까.

“나는 괜찮다.”

“아프지 않다.”

“별일 아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 아닌 부정으로 덮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내가 그토록 애쓰며 덮었던 감정들은

실은 내 안에서 곪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더 바쁘게 움직였다.

더 건강해지려 애썼고

더 괜찮은 척 버텼다.


하지만

병원 침대 위에서 모든 움직임이 멈추었을 때,

나는 마침내

나 자신에게 조용히 물을 수 있었다.


“진짜로 괜찮았던 거야?”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던 거야?”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내가 스스로에게서 외면하고 있던 진짜 이유 하나.


나는,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람들 곁에 너무 오래 있었다.


선한 척 하지만 애매하게 선을 넘는 사람들,

겉으로는 긍정적인 말을 하지만

속마음은 늘 회색 그림자 같은 사람들,

그들의 애매함을 나의 미숙함으로 돌리며

나는 계속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지켜봐 주었다.


그게 나의 성숙이라고 믿었고,

나의 따뜻함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안다.

그건 나를 병들게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너무 오랫동안

‘나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은 바꿀 수 없고,

시기가 따라주지 않을 땐

운도 고개를 돌린다.

그럴 땐 애써 저항하기보다

그저 차 한 잔 마시며

좋은 글을 읽고

생각을 기록해 가며

지나가는 시간을 조용히 즐기면 되는 일이다.


내가 겪어온 모든 일들,

그리고 앞으로 겪게 될 모든 일들까지도

그저 나를 못살게 굴기 위한 하늘의 장난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이제 믿는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더 씩씩하고 똘똘하게 살아내기 위한

예행연습이었다고.


그래, 그것이면 된다.

삶은 나를 꺾으려던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세우기 위해

내 가슴에 군살을 덧입혀 주는 중이었을 뿐.



이제는,

나를 헷갈리게 하는 사람들에겐

미안하지 않기로.

그들의 말보다

나의 감정이 더 정확한 나침반임을 믿기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나의 속도, 나의 중심, 나의 평온을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기로 한다.


병원에서의 열흘,

그건 내 몸을 고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조금 더 나답고

조금 더 자유롭다.


#라이프스타일 #자기다움 #감정기록 #생각노트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몸이 먼저고, 삶은 그다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