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RD담당자는 몇 명이 적당할까
Q) HRD부서의 적정인력은 전체 회사 구성원 대비 몇 대 몇의 비율 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좋을까요?
이번에는 평소에 쓰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HR부서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적정인력 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정답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죠. 내부지표 분석, 시계열 분석, 작업량 분석 등을 통해서 보통 적정 인력을 산출합니다.
하지만 간접부서의 경우 작업량 산정이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과 엄청나게 열심히 일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큰 임팩트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보통 회사 내부에서 직무분석과 벤치마킹 등을 통해 회사 규모 대비 적정비율을 산정합니다.
그렇다면 HRD부서의 적정인력 비율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물론 산업군과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정 선이란 것은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관련 자료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어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도출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몇 없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해서 한 번 분석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참고한 자료는 엑스퍼트컨설팅의 인재개발 실태조사입니다. 엑스퍼트컨설팅에서는 매년 HRD관련 지표들을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HRD담당자들이 트렌드 분석 활동을 할 때 어김없이 써먹는 대표적인 자료입니다. 2016년 발간한 제 13회 인재개발 실태조사에서 HRD담당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중견/대기업의 경우 총 5.1명, 중기업은 2.3명, 소기업은 1.7명, 공공기관/대학은 5.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중기업은 매출액 120억~1500억 사이의 기업입니다. 이 결과에서는 두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HRD전담 담당자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조직이 커질수록 문제도 많고 복잡해지며, 제공해야 하는 솔루션도 많아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HRD담당자의 수도 늘어나게 되겠죠. 또한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의 압박이 크기 때문에 HRD를 보통 부가적인 업무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전담자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두 번째는 공공기관의 경우 HRD담당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공공기관의 경우 대부분 별도의 인재개발원이 존재하고, HRD활동을 매우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그만큼 담당자가 많을 수 있겠죠. 공공기관 같은 경우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HRD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가 쉬운 편이며, 경영평가를 매년 받기 때문에 본인들이 하기 싫어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유지해야 합니다.
출처 : 제13회 인재개발 실태조사
이 자료의 아쉬운 점은 회사의 규모는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5.1명이 3,000명에서 5.1명인지 30,000명에서 5.1명인지는 알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참고한 자료는 2015년 한국인사관리협회의 HRD조직도 및 비용조사 자료입니다. 인사관리협회에서도 종종 이러한 데이터들을 모아서 회원들에게 공유를 합니다. 따라서 전체 내용은 비공개 자료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지만, 제가 직접 데이터를 편집한 결과는 공유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 4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전체 조직구성원 대비 HRD담당자의 적정 비율은 0.32%로 나왔습니다. 즉, 1,000명 당 3명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데이터로 보면 우리 회사의 경우도 3,100명에 HRD담당자가 10명이니깐 얼추 맞다고 볼 수 있겠네요.
재밌는 점은 HRD담당자 비율이 과하게 높거나 낮은 조직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최대 HRD담당자 비율이 2.78%인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곳들은 자체 강사를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 중심의 회사이거나, 계열사를 관리해야 하는 지주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낮은 조직은 0.04%의 비율을 보였습니다. 직원 1명이 2500명을 커버해야 하는 것이죠. 이건 좀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군요. 담당자가 굉장히 고생할 듯...
거꾸로 조직구성원이 300명 정도는 되어야 HRD담당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고 느껴도 조직의 여건 때문에 담당자를 두지 못하는 경우도 많겠죠. 실제로 중소기업의 경우 HRD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여력이 없어 HRD전담자를 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T스타트업 같은 경우는 약간 다른데, 젊은 개발자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들을 잡아둘 수 있는 조직문화활동 중심으로 HRD업무를 수행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직규모가 작아도 조직문화 담당자를 채용하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스타트업이 조직문화가 아닌 HRD전담자를 채용한다면, 그때부터는 스타트업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전통적인 HRD는 확실히 어느 정도 조직이 규모가 커지고 체계가 잡혀야 제대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를 통해 평균적으로 1,000명당 3명의 HRD담당자 정도를 보유하면 HRD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겠다는 점은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자신이 속한 조직의 업종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회사들의 HRD담당자들에게 데이터를 모아서 더욱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