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에겐 기억, 둘에겐 추억

추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

by 김지영
p. 161

그때 나는 깨달았다.


추억을 만드는 데는 최소한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혼자서 하는 일은 절대로 추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요즘 들어서 자꾸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점점 더 소중해지는 까닭이 거기에 있었다.


물론 우리는 언젠가 헤어질 것이다. 영영.

누군가 우리 곁을 떠나고 난 뒤에 우리가 그 고통을 견디기 위해 기댈 곳은 오직 추억뿐이다.

추억으로 우리는 죽음과 맞설 수도 있다.


......



혼자서 고독하게 뭔가를 해내는 일은 멋지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 지지않는다는 말/김연수 -




한 달 반 정도 여행을 다녀왔다.
다이나믹했던 지난 여행의 추억도 너무 좋았지만 이번엔 조용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도 완벽하게 혼자 있지 못했군' 하며 숙소로 돌아오는 하루가 반복됐다.

'혼자이고 싶다'고 주장하면서도 외로운 순간은 손톱만큼도 참지 못하는,

나는 모순덩어리 여행자였다.

여행을 다녀오고 사진을 이제서야 정리해본다.

오감으로 이미 충분히 느낀 장소들의 사진은 휘리릭 넘어갔는데 짧게는 단 몇분 몇시간 하루 며칠 몇주를 함께 한 사람들과의 사진은 보는 순간 그리움이 왈칵 밀려들어와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저 미소들과 함께 얽혀있는 추억들.

그걸 함께 떠올리고 얘기 나누어줄 그들이 없다면 나는 분명 더 외로워졌을테다.


함께여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추억을 만드는 데는 최소한 두 사람이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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