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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grim Nov 04. 2017

초등 저학년,
미술학원 보낼까요 vs 말까요?

Q: "(초2) 아이가 워낙에 미술에 재주를 보입니다. 하지만 미술학원이 창의력 없앤다며 말리는 지인들이 많습니다. 미술 사교육이 아이의 창의력을 방해할까요?"


A: 시원하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혀 문제없습니다. 현재 초2 아이의 미술 사교육이 매일 하루에 4시간 이상씩 고강도 스파르타식 입시 미술 학원 형태가 아니니까요. 주 1회, 1시간 정도, 약간의 명암의 원리 배우고 선생님의 붓터치 따라 해 보고, 그림자 위치 배우고 연습하고, 4B 연필로 선긋기 연습하고 손의 힘 키우고 등, 이 정도는 큰 문제없습니다.

 
흔히 명암, 원근, 사실적 묘사 및 소묘 기술 자체를 이해하고 실력이 붙는 시기를 일반적으로는 초3 이후로 봅니다. 아이들의 시지각 인식 체계가 10세가 되면, 즉 전두엽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는 이 시기부터, 아이들이 제대로 원리를 이해를 한다는 이야기죠. 주어진 시각 정보를 손과 팔의 협응력을 활용하여 “똑같이 따라 그리기”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지는 나이입니다. 


그런데 이 발달 단계도 예외는 있지요. 수학 영재들은 이미 유아기에 곱셈 나눗셈할 줄 알듯이, 능력이 되는 아이들은 약간의 훈련만으로 놀라운 회화 기법을 표현할 수 있답니다.


학원에서 틀에 박힌 기술을 배우면 창의력에 무슨 큰 해가 될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피아노를 치려면 초1, 초2도 악보를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옆 건반을 건드리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연습이란 걸 하죠. 미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분야, 과목, 장르에는 베이지(BASIC) 즉 '기초'가 있습니다. 그 기초는 해두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미술영재로 보인다는 이 초2 아이에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미술교육은 오히려 아이의 "갈증"을 해소하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간입니다. 미술에서의 기초가 튼튼할수록 이후의 창의력은 빛을 발합니다. 창의력이 로켓처럼 튀어 오르기 위해서 진정 필요한 것은 "사고의 힘"입니다. 사고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초2 나이 이전부터 차곡차곡 쌓여가는아이의 세상에 대한 이해 + 아이의 자기와 타인에 대한 이해 + 방대한 독서량과 성찰적 사유입니다.


끽해야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선생님 붓질과 다른 그림의 모습을 따라 하는, 그까짓것에 닫히고 상처받을 미술적 창의력이라면 창의력 아닙니다.


창의력 미술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오면서 새롭게 거론된 이야기랍니다. 과거 르네상스 이후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서구 사회의 예술가들에게는 수십 년을 도제식의 강력한 기술 습득 후에 감히 창작을 말할 수 있었습니다. 팝아트를 시작으로 깨져버린 이데올로기의 여파로 현재 우리는 "예술가"하면 무슨 4차원 세계관을 가진 넘사벽의 우주인들을 떠올리게 된 거죠. (아티스트들도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아줌마, 아저씨입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로만 책 서너 권의 분량이랍니다.


그러니, 전혀, 마음 놓으시고 주 1회 아이가 신나고 흥겹게 즐기도록 두세요. 


그리고 꾸준히 많은 체험과 독서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면, 나머지는 아이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자칫 사교육이 아이의 앞길을 막을까 두렵다지만, 사실 결국은 아이 스스로 할 놈은 알아서 합니다.


(...내일은 “초등 고학년, 미술학원 보낼까요 vs 말까요?”을 소개합니다.)



악동뮤지션, “ 그때 그 아이들은”

https://youtu.be/bKWN_MfsnOo

지친 꿈을 이끌고 계속 걷다 보니

첫발을 함께 떼어 달려왔던 

친구들이 곁에 없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닫게 되지

함께 이뤄갈까 성공해 다시 보자 

지금쯤 현실의 처음을 겪고 있다면

그때완 다른 웃음 짓고 있으려나

그땐 함께 영원할 것만 같았지

어렸던 세상을 걷어내면 

비탈지던 저 좁은 길가로 흩어져

화려하고 순수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흘렀던 그 한 움큼은

꼭 쥐고 살아가길

나로 시작될 거야 하늘을 날아보자

지금쯤 턱 막힌 장벽에 날개를 숨긴

그때 그 아이들과 우리의 꿈이

그땐 함께 영원할 것만 같았지

어렸던 세상을 걷어내면 

비탈지던 저 좁은 길가로 흩어져

화려하고 순수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흘렀던 그 한 움큼과

그 두 손 모아 기도했던 시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땐 함께 이룰 거라고 믿었지

작은 손과 발로 서로를 잡고

뛰던 세상이 다였던 우리 어린 시절의

간절하고 행복했던 꿈

너의 두 손에 넘쳐흘렀던 그 한 움큼은

꼭 쥐고 살아가길

서투른 삶 걸음으로 상처를 입고 

새로운 만남에 세상이 낯설어도

훗날 모두 이뤄 보일 거야

내가 알던 그때 그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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