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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grim Nov 06. 2017

완벽주의 성향의 아이를 돌보는 분들께



완벽하고 싶지만 지구상 그 어떤 사람도 완벽하지 못합니다. 그걸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천성을 지닌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남으로부터 칭찬이나 인정을 받기 위해 완벽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강박에 사로잡혀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지요. 자기가 자기를 못 이겨서 아주 죽겠는, 그래서 힘들고 아픈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집착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옅어지거나 포기하거나 깨닫게 되는 게 "성숙"이라는 과정일 텐데, 안타깝게도 이 속도가 매우 더딘 아이들이 있습니다.


만 가지 경우에 만 가지 해답이 있겠으나, 그래도 그 아이가 "가장 힘들어하는 때"에 옆 사람이나 양육자의 시선이 와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큰 위로가 됩니다.


완벽주의 성향의 아이는 오늘 아침부터 밤까지 몇 번 힘들고 몇 번 괴로웠을까요? 어떤 때 아이가 가장 고통스러워하고 분노하던가요? 그 지점을 가만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아이가 날벼락과 같은 난동을 부리지만, 그 모두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하루에 딱 2번만, 아이 난동의 뒷수습보다는 원인을 찾는 일에 초점을 두고 그 분노와 절망에 2번만 공감해주세요. 완벽주의 성향 아이의 괴성과 울분을 하루에 딱 2번만이라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면 성공입니다. 공감을 받고 싶은 사람이 공감을 받았을 때 누리는 충만감. 그 경험으로 아이가 저도 모르게 눈물을 스스로 닦을 수 있다면, 아이는 인격이 달라지고, 정서가 달라집니다.


문제는 아이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게 함정입니다. 생각보다 양육자인 우리들은 예민하고 까칠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본다고 착각을 하지만, 사실상 어른들은 아이가 관계하는 모든 외부적인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만 처리하기 급합니다. 아이가 난동을 치며 울 때, 상황에 맞지 않는 요구와 분노로 좌절하며 소리를 지를 때, 당장 그 입을 틀어막고 싶고, 당장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고 싶을 뿐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완벽한 부모도 이 세상에 없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아이”는 있습니다. 나의 “사랑과 도움이 필요한 어린 사람”이면 모든 조건은 충족하는 것이니까요. 


완벽주의 성향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때로는 내 삶의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 고통과 아픔이 매 순간 느끼는 “완벽주의 성향의 어린아이”의 마음이 항상 더 힘들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결국 부모와 자녀 간에 불가항력적인 운명 같은 것이 작용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관계라는 게 과학이 아니거든요. 힘내세요.



양양 <이 정도>

https://youtu.be/ZBcOPZsBjik

빠르게 가야 한다고 세상은 재촉하지만
난 가만히 멈춰 서서 하늘을 봐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 서두르는 법이 없지
난 구름처럼 갈 거야
이 정도로 이 정도로 이 정도로 괜찮아
이만큼만 이만큼만 이만큼도 충분해

내가 가야 하는 길은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아냐
빠르고 느린 것 이기고 지는 것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 서두르는 법이 없지
난 구름처럼 갈 거야
이 정도로 이 정도로 이 정도로 괜찮아
이만큼만 이만큼만 이만큼도 충분해

세상이 나에게 왜 그리 느리냐고 하면
하늘을 올려다보느라 그랬다 하겠어 그대가 나에게
왜 그리 더디냐고 하면 나무 아래 쉬었다 가느나 그랬다 하겠어
세상이 나에게 더 빨리 오라고 하면 나는 구름 따라 흘러가겠다고 하겠어 

그대가 나에게 더 빨리 오라고 하면 웃음이나 한 번 더 나누자 할래
이 정도로 이 정도로 이 정도로 괜찮아
이만큼만 이만큼만 이만큼도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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