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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grim Jan 08. 2018

초등 아이 독서 수준이요?

- 어린이 독서 지도 팁

Q. 초등 5학년 아이가 『로미오와 줄리엣』를 읽고 독서록에 그저 딱 한  “왜 죽는지 모르겠다난 안 죽을 거다”라고 썼어요. 아직은 이런 책이 아이에게 어려운 걸까요? 수준에 맞는 책을 읽는 게 맞을까요?



A. 
사실, "난  죽을 거다"라는 아이의 말 안에는 이미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이 결말짓는 "허무한 죽음"이 슬프고 옳지 않고, 그래서 "나(라면) 안 죽을(려고 할) 거다"라는 의미를 함축된 대답일 듯합니다.


그 어떤 플롯에 대하여 꼭 정해진 하나의 "결론과 해석"은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 학습법입니다벌써 지금으로부터 몇십 년 전에 프랑스의 비평가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저자의 죽음 (TheDeath of the Author)>에서 언급했듯이, 문학(플롯, plot)에 대한 해석은 "작가의 "이 아니라 "독자의 "인 것입니다. 이것은 읽는 사람이 멋대로 마음대로 해석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읽는 독자의 연령, 배경, 환경, 문화 등의 수많은 개인의 가치가 반영된 "나에게는  맞는 의미 있는 해석"일  문학(예술작품)은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의미입니다.


아이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어떻게든 어떤 식으로든 이해합니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감성 말랑말랑해진 사춘기 즈음에 읽으면 또 다른 해석을 합니다. 이후 다양한 연애 경험과 사랑에 대한 상념의 시기를 거쳐 본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을 때 느끼는 무엇은 당연히 또 다릅니다초등학생의 이해가 틀렸고성인의 해석과 이해가 정답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획일화된 선긋기입니다.


제 수준보다 어려운 책도 좋고 훨씬 떨어지는 책도 상관없습니다. 풍부하게 키우셔요아이는 알아서  먹을 걸 찾아 먹을 겁니다. 다만 아이에게는 "뭐든 마음대로 생각해라"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는 너의 것으로 만들어라"를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흔히 국어 시험에 나오는 “화자(글쓴이)의 의도 파악”에 있어서는 ‘정답’이 존재합니다제가 아이 나름의 주관적인 판단을 그대로 둬도 좋다고 하는 부분은 분명히 “문학” 그 자체즉, 텍스트 (text)라 하는 영역입니다. 구분, 필요합니다.


중고등 과정으로 넘어가면서 짧은 지문의 “화자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이  독해력입니다. 선명한 주제를 빨리 찾는 친구들은 정독과 다독을 통해 문장 구조에 대한 이해 속도가 빠르고 깊이 파악하는 훈련이 잘 된 친구들일 겁니다.




https://youtu.be/Zt1KtUJjUr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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