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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Nov 27. 2019

저는 28살 출판사 사장입니다.

한 명의 출판인이 될 때까지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외국어대학교 E-비즈니스 학과를 졸업하고 마케팅 회사를 반년쯤 다니다가 출판 시장에 뛰어든 아무것도 모르는 촌뜨기였다. 물론 20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온 터라 다양한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지만 학생과 사회인은 엄연히 다른 위치의 '존재'였다. 그것을 증명해주는 것이 바로 책임 아니겠는가. 의식주를 어딘가에 의지하지 않고 홀로 해결하고 저축까지 하는 것. 그리고 하나의 분야에 베테랑이 되는 것. 나는 그것이 사회인의 모습이라고 줄곧 생각해왔다. 


서울은 거대하다. 확실히 부산보다 몇 배는 더 크고 사람도 많았으니까. 이곳에 2년 정도 살면서 느낀 건 일은 서울, 삶은 부산이라는 것이다. 어떻게든 먹고사는 거 보면 참 신기하면서도 비싼 집값과 타향살이를 생각하면 부산이 평온한 안식처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한 출판사의 대표다. 대표라는 말이 아직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어쨌든 대표는 대표니까. 

돌아갈 곳이 있지만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으니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을 내가 자력으로 만들어버렸다


나의 두 번째 에세이자 딥 앤 와이드의 첫 책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4월에 퇴사를 하고 약 6개월 동안 출판사를 준비하며 갖은 고난은 다 겪었다. 물론 나의 일을 할 수 있어서 버틸 수 있었지만 불확실한 미래만큼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건 없다고 본다. 11월에 겨우 첫 책을 내고 영업을 다니며 유통체계를 만들었다. 문고를 다니며 MD 님들에게 인사를 했고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만들어서 책을 홍보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까 현재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가동하며 출판사를 키우는 데에 완전한 집중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출판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지만 출판시장 또한 철저한 상업주의기 때문에 책을 '잘'파는 것이 요즘 내 고민의 핵심이다.


많은 독자들에게 책을 알리는 것.

다양한 뉴스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책 마케팅은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하루하루 동료와 콘텐츠를 고민하고 포토샵을 만지고 책 판매지수를 바라보는 게 얼마나 마음을 졸이는 일인지 모르겠다. 앞으로 나올 책과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기대가 되면서도 그만큼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졌기에 나는 무한한 동력으로 오늘도 하루를 보낸다.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 잘 팔리는 책을 만들고 싶다. 예쁜 책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한 명의 출판인으로서 인정받고 싶다.




p.s

앞으로 출판사 운영에 대한 다양한 글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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