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하영 Jul 06. 2020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보통의 것들을 동경하는 것




쳇 베이커는 날 행복하게 했다. 무료한 일상에 갑자기 나타나서는 고풍스러운 무드를 선물해주고 이 초라한 길거리를 재즈풍으로 만들어주니 나는 리듬을 탈 수밖에 없었다. 

보편적인 낭만은 유럽풍이던가. 그것보단 나는 햇살이 촘촘히 들어오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그러면 내 사진첩은 조금 더 풍성해지겠지. 아마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그 사진들을 흐뭇하게 바라볼 것이다.


보통의 것들을 동경한다. 

맑은 날에 이슬, 가을날에 벤치 또는 비 오는 날에 젖은 우산 같은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건 맑디맑아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지만 문득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나는 저것이 낭만이 아닌가! 하며 무릎을 치곤 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양치를 한 뒤 소파에 기대어 몸을 뉘면 그만큼 행복한 것도 없었다. 


좋아하는 노래가 많다. 영화는 잡식성이며 걷는 것도 좋아하고 글쓰기도 늘 즐겁다. 만약 누군가가 내게 행복했냐고 물으면 나는 줄곧이요.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불행은 늘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촘촘한 기쁨들을 위해 살고 있으니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中


매거진의 이전글 이 세상에는 첫사랑보다 뛰어난 감정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