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에 대하여
그 사람이 잡아주지 못한 외로움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인간에게는 두 가지 외로움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나는 사람에 대한 외로움 그리고 하나는 삶에 대한 외로움. 그러니 너무 서운해하지 말라고 그에게 말했다. 적어도 당신과 함께 있을 땐 쓸쓸함이라는 단어는 내게서 멀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끔은 인생이 칠흑같이 느껴져 오한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잘 살아내고 있는 것에 대한 고뇌와 두려움은 나를 옭아매고 가둔 뒤 맑은 시야를 멀게 했다. 헌데 이 마음이 왜 당신 탓인지, 난 그것을 설명해 주고 싶었다. 이건 본질적인 것이라고.
아마 당신도 나처럼 이런 외로움을 느낄 때가 올 거라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외롭다고 말하는 것만큼 서운한 건 없을 것이다. 그 점을 모를 리가 없지만,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게 되면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밥숟갈을 뜨며, 퇴근을 하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다.
사랑아. 사랑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것들은 내 생에 몇 없었다.
나는 더 이상 천진난만한 어린애가 아닌걸. 인생은 원래 덧없다고 하니 가끔은 바스러지는 내 모습도 당신이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우울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당신도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도 된다. 기다리고 안아줄 준비는 늘 되어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우리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자.
나의 우울은 썰물끼가 보이니 언쟁과 피로는 내려놓고 천천히 걷자.
나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다른 것 다 필요 없이 우린 우리를 이해하며 살아가면 된다.
그래도 미안한 내 사랑. 이런 지독한 나를 이해해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