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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Apr 22. 2022

그 사람 저한테 참 귀해요.

그 사람은 저에게 가을이고 온수예요



출처 : 영화 <어바웃 타임>




"그 사람 저한테 참 귀해요. 그 사람은 나한테 가을이고 온수예요."


누군가가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나는 너무 좋아서, 애틋한 것보다 더 애틋해서 어깨를 움츠리며 미소를 지었어요. 뭐 하나 미운 게 없어서 이대로는 힘들지 않을까 했지만 표정을 숨길지언정 마음을 숨길 순 없더라고요. 그리고 왜 대책 없이 꿈에 나와서는 사람을 맹하게 만들고 그래요. 1분 1초가 떠오르는 건 아니지만 일상에 작은 틈만 생기면 나는 당신 생각이 납니다.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공식을 모르는 학생처럼 시험지를 두고 연필 끝만 잘근잘근 물고 있는 게 요즘 제 기분입니다. 그래서 흘러가는 이 시간이 마냥 아쉬울 뿐이에요.




누군갈 좋아하는 건 외로우면서도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요. 그러니까 사랑과 호감 사이의 마음은 확신이 있어 더 애가 타는 것이죠. 어제 만난 친구는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했어요. 글쎄, 점점 못나지고 있는 것 같아 새로운 로션도 사고 샐러드도 주문했는데 나만 알랑 방귀를 뀌나 봐요. 이러다 열병이라도 나면 어쩌나. 홀로 삭히고 날아오르고 요즘은 정말 잠자리라도 된 기분이에요.



무릇 우리가 다른 커플처럼 푸르게 사랑을 하는 상상을 합니다. 근데 관계라는 게 참 부질없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뭐든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전 당신보단 하늘을 탓할 거니까요. 그러니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나를 봐주면 안 될까요. 그래도, 그래도 안되면 예정대로 전부 하늘 탓으로 돌리면 되니까요. 그러면 내게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 도망칠 필요도 없을 거예요. 저 요즘 정말 생각 많이 합니다. 어떻게 하면 가을 같은 당신을 부여잡을 수 있을까 하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쪽은 제게 참 귀합니다. 제게 가을이고 온수예요. 그래서 나는 당신이 정말 필요합니다.



책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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