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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Jun 23. 2022

당신에게 질문 하나만 할게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나요?


그대에게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中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았나요. 당신도 기가 차는 일을 겪으면서 단단해지셨나요? 그때 어떻게 일어나셨어요, 누가 손을 잡아주던가요. 밥은 제때 잘 챙겨 드셨나요? 옆에 누가 앉아있었나요? 아니면 혼자서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음식을 꼭꼭 씹으며 울음을 참으셨나요. 잠을 잘 잤나요 당신. 새벽에 몸을 뒤척이며 이불을 꼭 쥐고 있진 않으셨나요. 꿈은 꾸셨나요. 아니면 꿈도 꿀 새도 없이 비몽사몽 한 상태로 일터로 출근하셨나요. 남들한테는 어떤 표정을 지으셨나요. 초연한 눈빛을 유지하셨나요 아니면 눈에 힘을 주고 평소처럼 미소를 지으셨나요. 공기를 들이마셨나요. 나무를 바라보셨나요?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떤 기분을 느끼셨나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을 때 무엇을 하셨나요. 전화할 사람은 있었나요? 아니면 애꿎은 텔레비전만 하염없이 바라보셨나요. 냉장고에 먹을 건 있었나요. 아니면 입맛이 없어 마른 입으로 칠흑 같은 밤을 보내셨나요. 미안한 감정을 느끼셨나요 아니면 원망스러운 마음에 양치를 하다가 멈칫하셨나요. 어디론가 떠날 마음을 먹으셨나요. 당신 친구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나요. 무슨 옷을 입으셨나요. 목욕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사랑하셨나요. 마음에 생기가 없어 그저 숨만 쉬셨나요? 풀린 신발 끈 조차 맬 힘이 없으신가요? 


밥 좀 챙겨 드세요. 숨도 크게 쉬시고요. 우울에 침잠될 땐 손가락부터 움직이는 연습을 해야 한대요. 그대가 저 먼 심해로 빠지지 않기 위해선 끊임없이 자문을 해야 해요. 그거 제가 대신 해주고 싶어서요. 살으세요. 더 행복할 수 있어요. 헤엄치세요. 제발 가만히 있지 말고. 또 도망치고 사랑하세요. 그건 비극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순리일 뿐이에요. 인생이 본래 그런걸요. 그러니 움직이세요. 마음에 석회가 끼게 하지마세요. 제가 끊임없이 물을 테니 대답만 하세요. 그럼 우린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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