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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Apr 27. 2023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보며


아침 출근길.


무단 횡단을 하는 사람을 따라 신호를 무시하고 우르르 건너는 사람들을 본다. 그 속에서 나는 무지함을 느낀다. 만약 사고라도 난다면 누구를 탓할 것인가. 그들은 왜 발걸음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 횡단보도가 짧아서 그런 걸까. 그래도 그렇지. 한 명도 빠짐없이 따라 건너는 건 나에게 꽤 무서운 장면이었다. 

일전에 나도 저런 상황에 몇 번 낚일 뻔한 적이 있다. 뛰쳐나가는 사람을 따라 몇 걸음 걷다 빨간 불인 걸 확인하고 얼른 뒤로 돌아왔는데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뒷머리를 매만졌었다. 만약 아까 그 횡단보도에 내가 서 있었다면 나는 건너지 않았을까? 글쎄, 그건 모를 일이다. 나의 무지함은 나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잘못을 인지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신호를 무시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그 속의 한 사람이 되더라도 한 번은 후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뜻은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고 설사 휘둘렸다 해도 앞으로 그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32년을 살았는데도 매일 후회가 가득한데 진정 성숙이라는 말을 당차게 내뱉을 수 있을지. 우린 어쩌면 잘 버티는 것뿐이지 지혜와 강단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스로 자각하고 선택하는 일은 어른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적으며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온갖 탐욕과 고집이 나를 잡아먹어도 스스로 잘못됨을 깨닫고 끝끝내 맑은 시야를 되찾겠노라고. 누구든 잘못은 할 수 있으니 타인의 실수는 포용하고 보다 진실되게 살아가며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선한 마음을 가지고 일상에 보풀을 만들지 않으면 저기 저 구름처럼 유유자적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보통이 가장 어렵다. 

나는 정말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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