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대처하는 마음
짙은 사랑을 매듭짓고 나면 호흡이 가파르다. 마음에 쌓인 그이의 짐은 어찌나 무거운지. 홀로 땀을 뻘뻘 흘리며 홀로 정리를 했을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를 잘 포장하기 위해선 많은 지혜와 긍정이 필요할 터. 어차피 모든 기억을 소화해 내기 위해선 긴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이라는 전력질주를 한 당신. 결승점이 고작 이별이라니 허망하진 않은가? 일단 크게 호흡을 하며 숨을 제자리에 돌려놓자. 조금 서투르긴 해도 여기까지 참 잘 달려왔다. 이제 쉬는 건 당신의 몫. 아쉬운 마음에 놔두고 온 짐이 있다면 홀로 그리움에 푹 젖어도 된다. 그 누구도 당신을 건드리지 않을 테니.
그 자리에서 울어도 되고 다시 신발끈을 묶어도 되지만 더 이상 뒤는 돌아보지 말자. 이별까지 사랑이고 설거지까지 요리라는 말이 있으니 지금 느껴지는 그 괴리감마저 사랑으로 치부하자. 훗날 당신이 추억하는 건 결국 그이가 아니라 치열히 사랑했던 내 모습일 테니까.
주변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그대로다. 우린 그저 서로에게 안녕을 고했을 뿐. 앞으로 사랑을 하지 않겠노라 다짐해도 금방이고 적적한 마음이 들 것이다. 슬픔을 온전히 만끽하는 게 고통스럽겠지만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면 오랜만에 느낀 평화로움에 미소를 지을 테다.
'아, 이렇게 또 하나의 사랑이 저물었구나'
단단해진 당신이 일상을 되찾으면 그때 인연은 다시 소리 없이 다가올 것이다. 마음이 온전하다면 도망가지 않도록 하자. 이제 더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