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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Aug 17. 2023

더는 관계에 조급해지고 싶지 않다

신호등처럼 심플한 관계



사람을 믿는가? 나는 줄곧 사람으로 살아왔는데. 

누군가가 오늘날의 나를 만든 요소를 물어본다면 나는 가차 없이 사랑과 우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이 있었기에 지치지 않고 청춘을 달릴 수 있었고 그 은혜를 잊지 않았기에 인연을 소중히 여겼으며 나와 잘 맞는 사람과는 절대로 다툼을 하지 않으려 했다. 


순간의 감정보단 몇 번의 인내가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본래 이기심의 동물이라고, 당신이 괜찮지 않았을 때가 있었던 것처럼 나도 가끔은 뾰족한 칼처럼 날카로워질 때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관계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은 일절 하지 않게 되더라. 아마 이별하기 싫은 나의 겁 때문이었을 거다. 난 요동치지 않았으며 묵묵했고, 당신과 멀리 갈 체력이 있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앞에 있을 때 사람은 초인이 되는 것일까? 

물론, 나를 갉아먹는 관계 앞에선 쉽게 냉정해졌지만, 사랑하는 이에겐 하염없이 천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제 이런 관계가 생에 쉽게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인연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이별이 더욱 아쉽고 눈물이 난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기에 그 길이 다르다면 곱게 악수를 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건 그간 겪은 이별이 나에게 알려준 따듯한 교훈이기도 하니 

먹먹한 헤어짐을 슬픔으로만 치부하지 않기로 하자. 찬란한 시절을 함께했어도 지금 남남인 관계가 수두룩하지 않은가. 여전히 흠잡을 때 없는 관계를 원하지만 100% 만족은 판타지라는 걸 알았고 부스럼 없이 곁에 있는 사람을 아끼며 삶을 살아가면 된다.


더는 관계에 조급해지고 싶지 않다.

마음은 열되 조금은 냉정해지기로.

빨강과 파란불만 있는 신호등처럼

인간관계도 심플하게 만들고 싶다.



책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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