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들 참고 사는 거다. 말하지 못한 감정, 사랑하는 이의 불행. 오랫동안 고착된 느낌, 혼자만 아는 희생은 마음에 기포를 만든다. 눈물이 범람하지 않는 건 딱히 이유가 없어서다. 울지 않고 줄곧 살아왔으니 어쩌면 그게 편할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애꿎은 타이밍에 울었다. 콧물을 훌쩍이며 고장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제서야 우는 걸까. 한참 전에 슬퍼했으면서.'
"울면 안 돼"라는 말이 싫다. 울면 얼마나 좋은데. 답답했던 속이 풀리고 요동쳤던 호흡도 차츰 가라앉는다. 나는 울음 전도사, 주변 사람에게 울어라는 말을 자꾸 건넨다. 지 코가 석자면서. 여기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97년, 영국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때 영국에서는 며칠간 그녀를 추모하는 기간을 가졌는데 그 이후 영국 내에서 정신적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일명 다이애나 신드롬. 어떤 상황이든 눈물을 흘리는 행위는 지친 삶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거다. 우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울고 싶지 않지만 가끔은 울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땐 어느 방법으로든 한 번 울자. 눈물은 슬픔을 풀어주는데 단연 으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