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하영 Jan 31. 2024

울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들 참고 사는 거다.



울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들 참고 사는 거다. 말하지 못한 감정, 사랑하는 이의 불행. 오랫동안 고착된 느낌, 혼자만 아는 희생은 마음에 기포를 만든다. 눈물이 범람하지 않는 건 딱히 이유가 없어서다. 울지 않고 줄곧 살아왔으니 어쩌면 그게 편할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애꿎은 타이밍에 울었다. 콧물을 훌쩍이며 고장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제서야 우는 걸까. 한참 전에 슬퍼했으면서.'


"울면 안 돼"라는 말이 싫다. 울면 얼마나 좋은데. 답답했던 속이 풀리고 요동쳤던 호흡도 차츰 가라앉는다. 나는 울음 전도사, 주변 사람에게 울어라는 말을 자꾸 건넨다. 지 코가 석자면서. 여기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97년, 영국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때 영국에서는 며칠간 그녀를 추모하는 기간을 가졌는데 그 이후 영국 내에서 정신적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일명 다이애나 신드롬. 어떤 상황이든 눈물을 흘리는 행위는 지친 삶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거다. 우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울고 싶지 않지만 가끔은 울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땐 어느 방법으로든 한 번 울자. 눈물은 슬픔을 풀어주는데 단연 으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김창완 아저씨의 라디오를 들으며 꿈을 꿨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