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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씨, 죄송해요. 제가 그때 그렇게 말하는 바람에 기분 나쁘셨죠? 저는 하루 씨가 그런 줄도 모르고 그냥 말해버렸네요. 그리고 그때 연락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제가 이기적이었어요. 사실 제가 여러모로 생각도 많고 겁이 많거든요. 며칠 전에는 괜찮았는데 친구랑도 다투고 안 좋은 일이 많았어요.
혹시 상처받으신 건 아니죠? 저 같은 사람 만나지 마세요. 제가 워낙 소심해서 잘 표현도 못하고 답답해요.
저 좋아해 주시는 거 같아서 괜히 미안했어요. 전화도 제가 되게 빨리 끊었죠? 그때는 너무 피곤했거든요. 그래도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근데 저는 아직 혼자가 좋은 것 같아요. 하루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나보다 더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진심이에요! 정말 하루 씨는 좋은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불편하시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아, 네."
"미안해요."
"괜찮아요."
"네. 다행이네요."
"근데 민주 씨."
"네."
"죄송하지만 조금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
"네?"
"저 민주 씨한테 그렇게 마음 있던 거 아니에요."
"아."
"저도 워낙 답답하고 상처가 많아서 누굴 쉽게 좋아하진 않거든요. 그리고 민주 씨가 그런 말 한 거 하나도 기분 나쁘지 않았어요. 혹시 제 표정이 안 좋았나요? 저는 괜찮았는데. 민주 씨가 친구랑 싸우고 어떤 감정이었는지는 인스타그램으로 잘 봤어요. 말 안 해도 알게 되어서 오히려 편안했던 거 같아요. 상처는 음.. 상처라는 게 우리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건가 싶어서요. 민주 씨도 좋은 분이시지만 저를 무심하게 대하고 자기감정만 생각하는 걸 보고 큰 마음 같은 건 생기지 않았어요. 물론 다 이해합니다. 제가 했던 행동은 분명 호의적이었으니까요. 근데 듣다 보니 조금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저는 민주 씨에게 큰 감정 같은 건 없어서 상처를 받거나 가슴을 애태웠던 적은 없습니다. 조금 더 신중히 알아가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요. 아, 그리고 저도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랍니다. 그것도 오해하고 계신 거 같아서요. 저는 그냥 보통인 사람이고 아직 우리 두 번밖에 만나지 못했는 걸요. 민주 씨 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라는 말은 별로 좋지 않았어요. 전 좋은 사람을 만나기보다 보통인 사람을 만나고 싶거든요.
어쨌거나 짧지만 즐거웠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원하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요. 다시 마주친다면 인사 정도는 할 수 있겠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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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지 말아요.
나 괜찮은데. 상처입은 사람처럼 대하는 건 질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