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에세이> - 사랑 잘 모르는 거잖아요.

by 신하영


KakaoTalk_Moim_5P4ZuiPvhMaZFrvyxPzYJEFMsEJX45.jpg 고백




"나 못나도 돼요?"


"네 못나도 돼요."


"그럼 이렇게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해도 사랑해줄 수 있어요?"


"사랑은 원래 혼자 하는 거예요."


"언제든지, 내가 도망갈지도 모르는데 괜찮아요? 나는 겁이 많아요. 당신도 알잖아요."


"응 알아요. 정말 진절머리 나요. 근데 나 어떡해요. 이지경까지 와버렸는데. 당신이 도망가면 실컷 욕할 수밖에 없어요."


"나는 자신이 없어요."


"나도 없어요."


"근데 왜 저에게 이런 말을 하세요."


"어쩔 수 없으니까요. 전 이 정도밖에 안돼요."


"다른 남잘 사랑할 수도 있어요."


"알아요. 나는 보통의 남자보다 더 못난 사람일 수도 있거든요. 근데 자존심이 세서 이런 말하기 싫었는데 나 만큼 당신 좋아해 줄 사람을 없을 거예요. 비웃어도 좋아요. 이건 내가 생각해도 웃긴 멘트니까. 근데요, 나는 짝사랑 같은 건 더 이상 안 하고 싶어요. 좋아하지 말아달라 하면 알겠어요 하고 뒤돌아가기 싫어요. 당신이 뭔데요. 한 번은 뻔뻔하고 싶어요. 일단은 알아주세요. 내가 바라는 건 날 사랑해달라는 게 아니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거예요.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말아주세요. 나 겁쟁이에 찌질이라 오히려 당신이 나한테 관심을 주면 겁이 나서 울지도 몰라요. 그냥 내가 어떤 사람이고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지켜봐 주세요."


"이기적이세요.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의 사랑을 받는 건 받는 사람도 괴로운 일이라고요. 그렇다고 당신이 싫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전 진지한 만남을 꿈꿔요. 이제는 내가 먼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전 사람도 당신처럼 그랬어. 결국은 시간을 빗대면서 변명을 할 거잖아요.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진짜 화가 난다고요 이젠. 모든 걸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런 말 쉽게 꺼내지 말아요."


"쉽게 꺼낸 거 아니에요. 전에 만났던 사람과 비교하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먼저 다가오는 사람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선명하시다면 저도 당신에게 가는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어요. 결국엔 외적으로 더 멋지고 느낌이 더 좋은 사람을 만나실게 분명하니까요. 그렇지만 저에 대한 감정이 0이라면 어디까지 올려줄 수 있는가 며칠만이라도 시간을 줘요. 좋은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거나 선물을 주는 부담스러운 행동 할 생각 없습니다. 그저 그쪽한테 가는 마음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어요. 대화해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요. 그리고 당신도 날 잘 모르잖아요. 그러니 먼저 다가온다는 핑계로 전에 만났던 그 사람이랑 똑같이 여기지 말아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걸요. 좋아요. 섣불리 말한 건 미안해요. 다만 당신에게 상처를 줬을 때 저에게 조금의 책임이라도 넘기신다면 난 당신을 증오할 거예요.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라며 붙잡지 말아주세요. 내 마음이 열린다면 내가 먼저 그쪽 손 잡을게요. 괜한 자존심 같은 거 이미 세우지 않으실 거 같아서 저도 말하는 거예요. 모든 감정에 솔직해질게요. 그러니 오늘은 이만 집으로 가고 우리 다음에 만나요."


"네. 내일 만나요. 얘기 들어주고 또 받아주셔서 고마워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요."


"네. 고마워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