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결국 나는 당신을 모르는 게 아닐까요? 어차피 이렇게 될 거였으면 아예 얘기를 하지 말 걸 그랬나요.
나는 이제야 조금 마음이 열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내 옆에 잠시라도 있었던 당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그건 쉽게 생기지 않는 마음인걸요. 내가 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직접 물어봐주지 않았지만 고갤 끄덕여줘서 고마웠어요. 너무 단순한가요. 아뇨, 그냥 이런저런 대화를 좋은 시선으로 나눌 수 있었다는 자체로도 감사했던 걸요.
이따금씩 저는 저를 사지로 밀어 넣는답니다. 사실 제가 밀어 넣는 게 아니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모인 작은 우울함들이 어느 날에 갑자기 뭉쳐 나를 뒤덮어요. 그때 저는 가만히 있는 방법을 택하거나 무언갈 포기하곤 하는데 그게 당신이 아니라서 다행이었어요. 그만큼 호감을 느꼈는지도 모르죠. 그리고 어차피 우린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니깐요.
우린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어차피 당신은 떠날 사람이니까. 미리 마음을 준비해놓아야 할까요?
이런
거기 당신.
혹시 만남이라는 존재에 관하여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나요.
좋은 생각 있으면 나한테 하나 알려줄래요?
우린 왜 사랑을 하는 걸까요? 사랑하면 뭐가 좋죠. 행복해서요? 아니면 힘이 나서요?
아뇨, 저는 외롭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틀렸다고 생각해도 좋아요. 근데 외로워서 사랑하다니 정말 냉정하기 그지없잖아요? 전에는 행복하기 위해서라더니 이기적 이게도 보여요.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사랑, 이별, 만남이라는 것에 통계적이기 싫답니다. 그러니까 사랑을 이론적으로 나누기가 싫어요. 그냥 하나로 뭉뚱거려서 생각하면 안 될까요?
사랑하면 이별하지 않나요. 이건 너무나 당연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 아닌가요? 그리고 그런 것들은 다 만남에서 이루어지잖아요.
근데 왜 굳이 그걸 나눠서 따로 계산하고 판단하고 아프게 받아들이는지 저는 정말 불만이에요.
맞아요. 이별 정말 눈물나죠. 어차피 이별할 거 왜 만날까요? 다 부질없잖아요. 그 놈년들은 결국 다른 멋진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 거잖아요. 그럼 애초부터 시작을 하지 않는 게 맞잖아요.
근데 우린 사람인 걸요. 당신은 이성적이지만 감성적인걸요. 어떤 사랑을 동경하고 있는 걸요. 그리고 가끔은 나 자신조차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외로움을 느끼잖아요.
그래요 알아요. 그런 걸로 마음이 다 열어지지 않는 거. 근데 말했듯이 사랑, 이별, 만남은 어차피 다 한 마음 안에 이루어져 있잖아요. 그 공간 안에서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것들을 왜 부정하시는가요.
사랑하려고 사랑하는 거 아닌가요? 이별하려고 사랑하시는가요? 그럼 사랑하시려면 이별을 해야 하는 건가요. 이건 아니잖아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이 어디 있나요. 사랑은 그냥 사랑이잖아요.
그놈의 사랑, 사랑 지겹기도 한데. 저는 매번 아는 척하는 것에 조금은 지친 것 같아 여쭤보고 싶었어요.
이상적인 만남은 어떤 것인지.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하고 이별은 어떻게 맞이하여 내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요.
누군갈 만나는 것에 있어 우린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경계하고 주변의 많은 환경과 상황들을 직시, 판단하여 연을 이어가요. 우린 본래 그런 사람들인 걸요. 감성적이게 되면서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게 결국 우리라 지속되는 연이 어려운 건 아닐까요? 예를 들면 정말 이 사람이랑 만나봐도 되겠다 싶다가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거리, 나이 차이가 당신의 시야를 선명하게 만들어주지 않나요?
그래서 결국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는 거겠죠.
맞아요. 그래서 원하는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바로 저랍니다.
저는 내적으로 그 사람을 애타게 원했고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 그녀에 대한 공간을 남겨놓았습니다.
언제부턴가 만남이라는 게 제게 너무나 무거운 것이 돼버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매력적인 사람이 많아도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서성거릴 뿐 자신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건 제가 겪는 상황을 먼저 생각하고 또 관계의 실패를 마구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인지하는 것에 자기 위로를 해봅니다.
아마 정답은 없습니다. 이렇게 한다고 저렇게 한다고 나아질 게 아닙니다. 그저 어느 날 누군가를 만나 함께 일상을 보낸다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가을을 한껏 느껴봅니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걸 실감하면서 글을 쓰고 음악을 듣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힙니다.
그리고 독자님들도 예쁜 사랑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p.s
오늘 구독자 500명을 돌파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올리는 글은 아니지만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그리고 댓글을 사랑하는 저에게 몇 마디 글자라도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주말되시고 한 주 마무리 잘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