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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Aug 19. 2022

성장없는 직무를 단호히 거부하는 MZ세대를 이해하는 법

팀장병법 6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하강국면에 들어서면서 많은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어려움을 생각해 본다면 단연코 “사람관리”가 아닐까 한다. 이는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이슈거리일 것이다. 모든 기업활동의 근간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 사람관리가 이처럼 어려운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필자는 오랜 시간 조직개발 업무와 코칭, 강의를 해 오면서 깨달은 것이 한가지 있다. 그 어려움은 안타깝게도 리더나 경영진들의 오해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오해는 사람문제나 조직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무언가 더 높은 수준의 솔루션과 시스템구축, 선진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시도들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간혹 우리들은 조직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해결함에 있어서 가장 큰 본질을 더 또렷하게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잘 만들어진, 잘 포장된, 하지만 따지고 보면 불필요했던 데커레이션들에 더 치중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문제해결 또는 단기적 성과라고 부른다. 본질은 먼 곳에 있지 않으며 문제해결에 시간을 들이고자 한다면 방법론보다 본질을 보려는 노력에 70%이상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매 년 되풀이 될 뿐이다. 


두 번째 오해는 오랜 기간의 숙련된 리더십 경험이 조직과 사람문제 해결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다. 이 또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사람”문제는 여타 다른 문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사람문제는 경험만으로 속단할 수 없다. 우리 속담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란 말을 봐도 그렇지 않은가. 모든 문제에 있어서 나만의 경험과 관점으로 현상을 해석하고 의견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우리는 그것이 사람문제였을 때 좀 더 심사숙고 해야 하며 사람에 대한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 우리는 섣부르게 결론을 낸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리더들이 사람공부를 하지 않는 다는데 있다.



이제 주제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성장 없는 직무를 거부하는 MZ세대를 이해하며 어떻게 하면 조직에 잘 안착시키고 보다 나은 성과를 만들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이 문제는 비단 MZ세대만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한번 생각해 보자. 나는 안 그럴까? 부장님은 안 그럴까? 내 앞에 있는 김과장은 안 그럴까? 우리는 MZ세대라서가 아니라 각기 존중 받아야 할 하나의 인격체이다. 자신의 성장과 내 미래를 위해 회사를 다니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MZ세대뿐만이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성장 없는 직무에는 몰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것이 본질이다. 우리는 MZ세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 보다 먼저 근본적으로 구성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일을 어떻게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에 더 집중해야 한다.


아래는 MZ세대에 대한 특성을 실은 한 보고서(인터비즈 재인용)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이들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세대와는 무엇이 다른지 한번 살펴보자.


“MZ세대가 보이는 독특한 성향은 무엇일까?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MZ세대의 73%는 조직 내 누군가가 자신에게 조언해주고 인정과 칭찬, 피드백을 통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터에서 적절하고 적시적이며 충분한 피드백을 받기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조직이나 타인에게 의존적이라고 오해해선 안 된다. 성장하려면 주변과 조직의 적절한 도움이 필수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주변과 조직에 의해 소진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정 욕구가 크면서 동시에 철저히 독립적인 이들의 양면성은 변덕스럽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된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75%는 현재 회사에서 앞으로도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하지 않을 것이라 응답*했다. 지속적 학습과 이를 통한 성장만이 자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존재감을 유지해 특정 조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Feldmann, D. (2013). Inspiring the Next Generation Workforce: The 2013 Millennial Impact Report, 23. Indianapolis, IN: Achieve Guidance. 인터비즈 휴탈리티리더십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2691388465


물론 정치 경제상황, 문화의 변화 등 세상의 변화에 따라 세대간에 느끼는 가치관은 달라질 수 있다. MZ세대가 더 독립적이고 개인적이며 생존에 특화되어 있으며 조직의존도(충성도)가 낮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조직관리의 핵심은 기성세대와 MZ세대와 다르지 않다. 결국 사람의 “본성”은 같기 때문이다. MZ세대가 참을성이 없고 이직을 자주 한다거나 조직에 덜 희생적이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기성세대는 이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더 나은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더 많은 몰입을 한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문제의 본질은 새로운 세대의 출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리더의 덕목이며 그 중 하나인 “역지사지”의 모습을 갖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다. 문제의 근원적 해결은 멀리 있지 않다. 그리고 MZ세대를 이해하고 이들과 잘 지내는 방법 또한 신박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경험이 많든 없든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은 것이다. 내가 불편한 것은 남들도 불편한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 조직에 성장이 없다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MZ세대가 이직이 잦다면 그 원인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원인이 분명하다면 다른 사람 또한 계속 이직을 시도 할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 생각과 결심으로 이루어진다

역지사지의 모습을 갖는 것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왜 그럴까? 그럴 생각이 있는 사람은 그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후부터는 특별한 스킬이 없어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MZ세대와 진솔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이해가 불가능하다. “라떼”를 말하며 혀를 차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건 없다.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전문가라는 사람들만 찾아 나서다가 끝이 날 것이다. 생각의 문제라는 것이다. 역지사지를 한다면 과연 성장 없는 직무를 거부하는 MZ세대가 문제라는 생각을 할까?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어떨까? 만약 내가 하는 일이 가치가 떨어지고 성장이 없는 일이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 계속 그렇게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리더 First: 리더의 노력 없이 MZ세대와의 진심어린 소통은 불가능하다

팀원들을 업무에 그리고 조직에 좀 더 몰입시키고 싶다면 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직의 성과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이 업무를 잘 해 내고 또 지속적으로 개발 했을 때 나는 어떤 성장을 할 수 있는지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리더의 노력 없이 MZ세대와 소통이 잘 안 된다고 과연 쉽게 말 할 수 있을까? 언젠가 필자는 한 지인(팀장)이 리더로서 응당 해야 할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젊은 사원들과의 소통문제를 모두 MZ세대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극히 안타깝고 잘못된 시각이다. 각종 매체와 미디어에서 만들어 내는 이 "MZ세대"라는 신조어와 프레임에 속지 않았으면 한다. 신 세대는 예전에도 있었다. 심지어 필자도 예전에는 X세대, 오렌지족이라는 말을 들으며 어르신들의 걱정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분들의 걱정과는 달리 나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잘 살아왔으며 우리 시대는 계속 진보해 왔다. 결국 세대간 소통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특별한 문제 또한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제 조직은, 리더들은 “인정”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정은 그들(MZ세대)의 생각과 습성을 그대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는 수동적 태도가 아니라 조직의 영역과 개인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될 수 밖에 없음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영역을 더 많이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결코 조직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시도하고 증명해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생각이고 새로운 시도가 될 때 MZ세대와 기성세대와의 간극은 좁혀질 것이다. 아니, 리더와 모든 구성원들과의 진심 어린 소통이 비로서 시작될 것이다. 



리더가 MZ세대를 이해하며 이들과 함께 조직을 잘 운영해 나간다는 것은 결국,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고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하며 팀원이 자신의 일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그로부터 이루어지는 개인의 성취와 성장을 조직의 성과와 연결시키는 일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리더가 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것을 거짓 없는 성과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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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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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열 강의분야, 강의프로그램 소개

https://blog.naver.com/mathew626/222887477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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