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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Oct 08. 2022

CEO의 사리사욕, 목표만 있고 목적은 사라졌을 때

Art of leading 12

이런 말이 있다.


"다 소용없다. 대표이사 마음이 딴 데 가 있는데 뭔들 되겠냐?
조직개발이고 뭐고 다 소용없는 짓이다"



나는 실제로 이런 말을 종종 들어 봤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이유는 사령탑의 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아니면 사령탑 주변 사람들의 문제일 수도 있다(그것도 큰 문제다). 무능 아니면 사리사욕.. 그것도 아니면 자신을 돌아볼 줄 모르는 리더가 경영진에 있으면 그 기업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한 기업의  경영진들이  상장 한 달 만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상당량 매각한 적이 있었다. 주식은 곧바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뭐 이것이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인지, 기업을 직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일인지는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글쎄... 내 생각엔 이러한 일은 기업과 주주 그리고 구성원들의 성장, 성공에 그리 좋은 시그널은 못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코인 관련 기업들이 도덕적 헤이, 불법적인 정황 등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한 기업은 지배구조가 너무 복잡해 내부 직원들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왜 이렇게 지분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기업을 열심히 키워놓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 이익이 발생하고 창업주는 결국 엑싯(cash out 또는 Exit)을 한다. 뭐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인수합병을 하는 회사들은 서로 윈-윈(win-win)하기를 원하고 또 시너지 효과를 내어 더 강력한 비즈니스 파워를 만들어 나가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기업 사냥꾼들과 이에 호응하는 기업주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에게 "비전과 사람"은 없다. 팔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 놓을 일반 개미들과 조금 더 고급개미들이 필요할 뿐이다.  


인생을 살면서 돈, 중요하다. 부자가 되기 위한 욕망,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기업가들의 경우, 회사를 일으 켰을 때 돈 말고도 또 다른 그 무엇인가가 있지 않았을까? 그들에게 성공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적어도 인생의 "목적"이나 추구하는 가치, 아니면 신념이  있지 않았을까?  뭔가.. 보다 숭고한 삶의 목적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목적"은 사려지고 "목표"만 보이게 되었을 것이다


앞만 보고 뛰는 경주마와 같이 목표만을 위해 달리다 보니 기업가 정신과 같은 숭고한 목적을 잊어버린 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일까? 내가 너무 순진한 것일지도 모른다.


기업 경영이나 정치 또한 매한가지라고 생각한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책임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이 필요하다, 그래야 옳은 일을 할 수 있다(물론 잘못된 신념은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뭔 뻔한 소리를 하느냐..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how to(방법론)에 목마른 시대는 없었고, 어느 때보다 스피드와 효율성, 그리고 효과성이 필요한 시대도 없었으니까.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저렇게 하면 몇십억을 번다....

자극적이고도  달콤한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바야흐로 나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이 되는 울트라 메리트 Ultra merit의 시대다.

하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우리 인생에 why가 빠지면 how to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늦더라도 why와 함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how to로 덮여있는 지름길보다 더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경영의 정수, 첫 번째는 전략과 전술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가의 철학과 올바른 신념이다.



상장하자마자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상당수 팔아버린 경영진이 있는 기업,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되는지 한번 지켜보려고 한다. 갖은 복잡함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코인 기업들... 이 역시 어떻게 될지 계속 지켜보려고 한다.


아, 그리고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

미안하지만 당신의 조직에 why 가 없고 how to만 존재한다면, "목적"은 사라지고 "목표"만 존재한다면,

회사 주인의 사리사욕이 일반 직원들에게도 잘 보이기 시작한다면


미안하지만 하루빨리 도망치기 바란다. 당신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다.

팀장도 임원도 어찌할 수 없을 때가 있다.



Photo by Rowan Freeman on Unsplash

Photo by The 77 Human Needs System on Unsplash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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