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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Oct 13. 2022

때로는 냉정한 현실을 말하는게 나을 때도 있다

팀장병법 11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하노이 힐턴 포로수용소에 있었던 미군 최고위 장교, 짐 스톡데일 장군의 이야기다


그는 20여 차례의 고문을 당하면서 전쟁포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언제 생명이 끝날 지 모르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았고 고위급 장교로서 동료 포로들이 큰 부상 없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더 나은 조건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고문을 견뎌낼 수 있도록 나름의 규칙을 제도화하였고(수용소와 협상) 수용소에서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포로들의 고립감을 줄이기 위해 자체 내부통신망(모스부호와 같은)을 만들어 서로 소통하게 만들었다(좌절과 외로움에 대항). 대외 선전용으로 "훌륭한 대우를 받는 포로" 사례를 비디오로 찍으려 할 때 자해를 하면서 까지 거친 반응을 하여 이를 무산시키기도 하였다. 그는 결국 3년 뒤 동료들과 함께 석방되어 생존할 수 있었고 미 의회 명예훈장을 받은 최초의 3성 장군이 되었다.


고통스럽고 생명을 위협받는, 기약 없는 나날을 그는 어떻게 견뎌냈을까?

그와 함께 한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다.


"견뎌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그가 말했다. "아 그건 간단하지요. 낙관주의자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크리스마스 때 까지는 나갈거야 라고 말하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오고 크리스마스가 갑니다. 그러면 그들은 부활절까지는 나갈거야 라고 말합니다. 부활절은 오고 다시 가게 됩니다. 다음엔 추수감사절.... 또 크리스마스.... 그러다가 결국 그들은 상심해서 생명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스톡데일의 메시지는 이렇다.

"우린 크리스마스 때까지 나가지 못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에 대비하세요"

이처럼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신념과 믿음을 잃지 않는 것, 이러한 이중성을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고 부른다(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togreat).


결국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살면서 만나는 고통스러운 난관 그 자체가 아니라 불가피한 난관(현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스톡데일은 말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진심으로 움직이게 하는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까?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생각해 보면 감이 좀 잡힐 것 같다.

비전과 꿈, 그리고 희망을 갖는 것

기업을 창업하거나 조직을 운영할 때 비전은 매우 중요하다. 비전 없고 꿈이 없는 회사는 마치 영혼 없는 사람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히 홈페이지에 걸린, 하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동의도 하지 않는 그런 비전은 없는 것만 못하다. 만약 당신의 조직이 그렇다면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비전을 내려야 한다. 겉멋이 들면 조직에 팩트와 진심은 사라진다. 진심으로 비전과 희망이 조직의 영혼이 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자기 객관화)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현실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무엇이 부족하며 무엇 때문에 어려움에 갇혀있는지 정직하게 직면하는 것이다. 경쟁자에게 지고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해체하여 치부를 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좋든 싫든 그것을 바로 보아야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기업이 무너지는 이유는 비전과 철학, 그리고 신념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냉혹한 현실을 외면해서 이기도하다. 꿈은 현실에 발을 딛고 하늘을 보는 것이다. 하늘에 떠 다니면서 이상을 그린다고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개인의 인생이나 기업이나 마찬가지 아닐까?


예전에 한 리더가 있었다.

회사가 위험에 빠져있었고 도저히 탈출구가 보이지 않던 시기에 그는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자 했다. "잘 될 거다, 문제없다, 할 수 있다" 그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술 한잔 하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워크숍을 가고 희망의 메시지를 불어넣았다. 물론 나는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잘 해내고 싶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좋은 리더일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와 조직은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현실을 외면하고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외치던 "잘 될꺼야, 화이팅"은 결국 희망고문이 되어 팀원들에게 큰 상처로 돌아왔다. 그는 과연 좋은 리더였을까?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명확히 알지 못하면 가고 싶은 곳으로 똑바로 갈 수 없다


조직을 이끌고 나간다는 것은 비전과 냉혹한 현실을 동시에 살피는 것이다.


가슴 뛰는 꿈과 이상이 있더라도 땅에 발을 딛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대표이사나 임원, 팀장급 리더라면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Photo by Dynamic Wan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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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이 글과 함께 도움이 될 만한 태준열 코치의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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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열 강의분야, 강의프로그램 소개

https://blog.naver.com/mathew626/222887477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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