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이 말을 확실히 해 두고 싶다. 나는 뛰어난 컨설턴트도 아니고 톱클래스 강사도 아니다. 현업에 있을 때 HR담당으로서, 리더로서 20년 넘게 일해왔지만 그렇다고 내가 엄청 많은 것들을 알고 있고 내 것만이 좋은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그럴 수도 없고 말이다. 내가 가진 모든 지식, 스킬, 감, 통찰, 경험.. 이 모든 것들이 난 소중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드라마틱하게 조직을 좋아지게 했다거나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깊이 일조했다고 자부할 순 없다. 진정성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해 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매번 결과까지 좋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이 잘 되고 안 되는 이유에는 사람들의 노력 외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숨어있는 그것이 무엇인지모른다. 나는 그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말하고함께 이야기하고싶을 뿐이다. 그리고 내 안에 있는 그 무언가를 쏱아내며 실체의 윤곽을 잡아보고싶을 뿐이다.
나는 의미 있는 성공도 해 봤고 실패는 더 많이 해봤다. 좌절감 때문에강남 사무실에서 인천 앞바다로 튀어 나간 적도 있었고(좀 많이 흥분했던 것 같다 ㅎ)너무 답답해서 업무를째고(?) 영화를 보러 나간 적도 있었다. 그만큼 난 일에 진심이었고 내 생각과 마음만큼 잘 따라주지 못했던 일이원망스러웠던 것 같다.물론 나도 미숙했고 성장이 필요했겠지만 경영진이나 대표이사의 생각과 마인드, 그리고 무엇보다 경영, 사람, 조직에 대한 공부가 되어 있지 않는 모습에난상처를 받고실망했다. 그리고 나의 모습에서, 그들의 모습에서 숨겨진 그 무엇을 본것 같다.결코 풀리지 않을 듯한, 무한 루프와 같이 맴도는 그 무엇을 말이다. 그래서 난 더 많이 좌절했던 것 같다.
회사는 생명을 가진 유기체와 같다.
사람의 신체가 그렇듯 구성원들도 각 조직의 기능으로 작동한다. 문제가 있을 때는 해결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댄다. 면역세포가 활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가끔은 백신이나 치료제처럼 외부 컨설턴트의 지식과 경험을 주입받기도 한다. 이런 열심의 활동으로 조직은 계속 굴러간다.
건강한 사람처럼 오랜 시간 생존하고 성공하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해결이 전혀 안되거나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약을 먹기는 하는데 오히려 그 약들이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처럼 말이다.
흔히들 말한다. 안 되는 회사는 다 안 되는 이유가 있다고. 잘 되는 회사는 다 잘되는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솔직해지는 것이다. 조직문화?거창하게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그냥 자신에게, 서로에게솔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윗선에서부터 만들면 된다. 거기서부터 대화가 시작되니까. 그래야 출발이 되니까. 그건 시스템이나 제도로 되는 것은 아니다. 왜 안될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그건..아주 개인적인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보일 수 없는 숨겨진 "진짜욕망" 말이다. 대표이사, 임원, 팀장, 팀원....모두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이 있다. 차마 밖으로 보일 수 없는.
내가 하는 말은 지식도 아니고 논문같이 연구와 실험이 동반된 것도 아니다. 그저 일에 집중하고 집착까지 했던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 보고.. 사람들이 왜 그랬을까, 왜 그게 안되었을까를 돌이켜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신빙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깊게 고민했고 실행했고 왜 안되는지, 왜 되었는지 사람들과 함께 분석하고 논리적 고리를 만들려 했던 "흔적"이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조직문화나 인적자원 분야의 논문도 인적 경험의 데이터분석과 상관관계 분석, 그리고 선행연구의 참고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내 글도 가벼운 연구의 한 부분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회사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잘 되려면 근본적으로 무엇을 건드리고 끝까지 매달려야 하는지,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같이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