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생각과 의견들이 그렇듯 이 역시 모든 중소기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을 미리 이야기해 두고 싶다. 다만, 여전히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조금이라도 인재채용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중심이라는 것 또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필자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모두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데, 아무래도 중소기업에서 인사를 했을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특히 인재채용이 어려웠다. 일 자체가 힘들었다기보다 좋은 인재가 오지도 않을뿐더러 퇴직율도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신규채용보다 퇴직충원에 압박이 더 컸던 것 같다.
왜 이렇게 중소기업의 인재채용이 어려울까?
지나와 보니 중소기업 인사팀장이었을 때 잘 못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건 인사팀장뿐 아니라 담당, 그리고 임원, 대표이사까지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좋은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는 강박"이었다. 솔직히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경영자 입장이나 해당팀의 팀장 입장이나 좋은 인재에 대한 욕심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진짜문제는 "우리 회사 수준은 그에 맞느냐"인 것이다. 그리고 좋은 인재를 담을 수 있는 "리더십 수준"이 되는가이다. 그렇지 않은가? 다시 말해 채용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위치 또는 매력도를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르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 그것 까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뭔가 언밸런스 한 건 맞는 것 같다. 어떤 회사든 내 회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는 것은 좋다. 하지만 내 회사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은 더 중요하다. 안타까운 건 이런 사실을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편한 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 수준을 넘어서는 인재는 결코 우리 회사에 오지 않는다. 설령 운 좋게 그런 사람이 들어온다 해도 오랜 시간 조직에 머물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채용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또 있다.
해당부서 조직장들이 주는 채용조건(JD)을 보면 엄청 까다롭고 수준 높은 내용이 많다.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이 정도 하는 사람을 원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이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우리 회사에 올까?라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리더들이좋은 인재를 담을 수 있는 사람인지도잘 모르겠다. 어쩌다 실력 있고 좋은 사람들 면접을 보게 되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탈락시키는 경우도 있다. 탈락의 이유는 "우리 조직에 잘 안 맞을 것 같다"는 것. 밑도 끝도 없는 이런 이유들은 뭘까?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모습들이 조직성장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인건 맞는 것 같다.
더 이상한 것은.. 여차저차해서 우수인재가 최종 합격되어도 낮은 연봉 수준을 제시해서 최종 입사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애당초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인재에 욕심이 많다면 좋은 사람을 채용해야 하고 그런 사람은 대부분 연봉이 높을 것이고, 여기저기 원하는 곳도 많을 것이고... 욕심이 난다면 그에 맞거나 좀 더 높은 연봉이 제시되어야 그런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언제부터 그렇게 조직의 형평성을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제일 많이 나오는 말들이 형평성이다. 그렇다면 그 형평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면 되는 것 아닐까? 어떻게 산 좋고 물 좋은 곳만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정말 어렵게 채용된 우수인재는 또 금방 회사를 나가버린다. 이래서 중소기업의 채용은 극한직업인 것이다. 과연 누가 채용을 이렇게 극한직업으로 만들고 있는 것일까?
조직을 망하게 하는 요인들은 멀리 있지 않다. 이렇게 사람들이 채용되지 않고 천신만고 끝에 채용을 해도 얼마 안 되어 나가 버리면 점점 조직이 망해가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있는 것 같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인재상의 역할도 중요하다.인재상이 정립되어야 모든 인재정책이 얼라인먼트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재상을 만들 때 얼마나 진심으로,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대화하고 합의 했는지, 경영진은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그것이 더 중요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활용도 안 되는 홈페이지용 인재상을 거창하게 만들어 놓고 이와는 전혀 다른 채용을 하고 있다면 차라리 인재상이 없는 것이 낫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해야 "잘 안되고 있는 중소기업 채용"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
필자가 생각하는 4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첫 번째, 남들 흉내 내지 말고, 어깨 뽕도 좀 빼자. 우리들도 최상의 인재는 아니다.
우리 회사의 수준은 어느 정도 일까를 먼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이 부분은 특히 팀장급, 임원, 대표이사의 솔직함이 필요하다.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위치, 회사의 규모(매출, 이익, 인원 등), 보상수준, 조직문화, 시스템, 팀장, 경영진의 리더십... 등등 볼 부분은 많다. 엄밀히 말하자면 조직진단이라기보다 "채용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수준 바로 알기"라는 것이다. 먼저 우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한 이해가 함께 되어야 그에 맞는 인재 채용을 적기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을 모르면 어떻게 될까?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이... 그냥 안타깝게 시간만 흐를 뿐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 순서는 뭘까? 채용실패의 주범을 찾는... 폭탄 돌리기조직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에너지 낭비다.
좋은 인재가 들어와야 조직이 성장한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은 틀린 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수준"에서 좋은 인재인 것이다. 물론 회사 성장에 단계가 있겠지만 우선은 그게 맞다는 것이다. 도대체 좋은 인재의 수준은 어떤 수준이란 말인가? 다시 말 하지만 회사의 수준을 뛰어넘는 그런 인재는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은 이 조직보다 월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경력은 하향된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사실 아니다. 잘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필자도 그렇고 당신도 마찬가지다. 이 조직에 올 만하니까 온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 회사 사람들 수준이 너무 낮은 것 같아. 같이 못 있겠어!" "어휴 빨리 이직해야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그 말을 하는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수준이 더 높았으면 더 좋은 곳에 가 있지 않았을까? 아마도 이직을 한다 해도 이전 회사의 수준과 규모를 크게 벗어나진 못할 것이다.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회사의 위치를 바로 알고 나를 알고말도안되는 욕심을 좀 버리자는 것이다.
채용을 대충 하자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진짜 회사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건지 냉정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