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들은 말입니다.
"바둑의 천재는 누구일까요? AI를 이긴 경험이 있는 이세돌?, 커제? 아니면 최근에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신진서 9단?... 글세요. 모두 아닙니다" 바둑의 천재는
바둑판을 최초로 만든 사람입니다!
꽤 신선한 접근이었던 것 같아 기억에 남습니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고요^^
바둑 자체를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었는지 기원을 알 수는 없으나(문헌이 부족해 알 수가 없다 합니다), 확실한 것은 "바둑판"을 만든 사람은 그것을 그냥 나무판에 줄을 긋는 정도의 것으로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적어도 바둑판을 만들 때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 바둑판 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
- 바둑알이 필요하다는 것
- 게임의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
- 바둑이란 게임을 하려면 바둑판(또는 바둑판의 가로세로줄) 없이 할 수 없다는 것
생각해보면 바둑판은 지금의 플랫폼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바둑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바둑을 두는 사람도 매번 바뀌고 최고의 실력자도 바뀌지만 모든 바둑은 "바둑판 위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바둑판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바둑판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으니까요. 세월이 흘러도 바둑판과 게임의 규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해 오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나는 바둑알인가 바둑판인가"입니다.
우리는 바둑알일까요? 바둑판일까요? 세상이 변화하고 세태가 변해도 오랜 시간, 언제나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일까요 아니면 끊임없이 다른 바둑알로 대체되는 사람일까요. 사실, 생각해 보면 직장을 다닌다는 것도 끊임없이 바둑알로 사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매력적인 바둑알이 될 수도 있고 필요한 바둑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바둑알로의 삶을 만족해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바둑이란 게임이 끝나면 바둑알은 바둑판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저는 적지 않은 세월을 바둑알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바둑알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바둑알이 아닌 "바둑판"이 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바둑알로 사는 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모습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한 삶이기도 하죠. 직장인의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언제까지 바둑알로 살 것인지(바둑알로서의 기간)는 본인이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바둑알을 바둑판에서 내릴꺼니까요.
바둑판이 된다는 것은 내가 나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내 삶의 원동력이 나 자신일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사업이 될 수도 있고 프리랜서일 수도 있고 장사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회사가 내 삶의 생사를 쥐고 있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직장 상사나 사장님이 내 생사를 쥐고 있는 것이 아니고 나 스스로가 내 생사를 쥐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직장으로부터의 "독립"입니다. 이제는 회사의 고객이 아니고 내가 나를 위한 고객을 만들고, 내 수입을 만드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나를 세상에 알리고 고객이 필요한 것을 찾고 최선을 다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목표는
바둑판처럼 고객이 지속적으로 모이고 찾는
내가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바둑판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고난과 시련이 다가옵니다. 하지만 고난과 시련은 바둑알로 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정도와 종류가 좀 다를 뿐이지 매한가지입니다. 누구나 힘들고 어렵고 포기하고 싶으니까요. 우리 삶에서 어차피 Death Valley를(죽음의 계곡) 통과해야 한다면 좀 더 빨리 바둑판이 되는 과정을 맞이하는 게 낳지 않을까요?
직장인으로 오래 살아본 경험을 토대로 돌아보니 결국 바둑판으로 갈 것인가 끝까지 바둑알로 남을 것인가가 중요해지더군요. 언젠가 결정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올 것입니다.
어떤 삶이 자신에게 맞을지는 각자의 판단에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할지 갈림길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옵니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태준열 리더십코치의 신간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876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