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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Sep 07. 2021

리더, 표리부동 앞에 서다

리더, 문 앞에 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나만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누구나 함께 있을 때의 나와 혼자 있을 때의 나는 다를 테니 말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일상의 가면 정도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본마음을 감춘 체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있다. 뭐, 소시오패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과 말, 행동이 다른 "표리부동"한 사람들 밀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사람들이 가장 무섭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변 사람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회사에도 학교에도, 군대에도, 사람이 모인 모든 곳에 있다 해도 과언 아닐 것이다.




표리 부동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자주 보이는 곳 중 하나가 회사 조직이다. 회사는 비전과 가치, 협력, 공동의 목표, 동료, 성취와 같이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좋은 모습과 함께 생존, 사내정치, 욕심, 경쟁, 구조조정, 속임수 등과 같이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부정적 모습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회사 조직이 긍정의 에너지를 갖느냐 부정의 에너지를 갖느냐는 모두 어떤 "사람"을 조직에 태우는가에 달려있다.


긍정적이고 건강한 조직이 되려면 우선, 표리 부동한 사람들을 잘 가려내야 한다. 표리 부동한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조직에 부정적 분위기가 확산될 수밖에 없다. 진실과 팩트보다 거짓과 속임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조짐들이 가장 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경영진은 표리 부동한 사람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중용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이사는 왜 이들을 잘 구분해 내지 못할까? 그 이유는 이들이 "권력"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판단은 권력자의 몫이지만 가까이서 그들을 보필하는 사람을 객관적 시각으로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건강한 조직이 되길 바란다면 아래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사람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


포장의 귀재.

 좋지 않은 의도를 감추고 나이스 한 말로 자신을,  자신이 하는 일을 포장한다. 이들이 더 무서운 것은 사람들이 그러한 나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포장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상사(팀장 또는 임원 또는 대표이사) 한 사람만 말랑말랑하게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엄청난 몰입이다. 자신이 하는 많은 일들이 회사를 위한 일이고 사장님을 위한 일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자신을 위한 일인 경우가 많다. 위험한 사람이다.


너무 착한 사람

 나는 너무 착한 사람을 믿지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화내야 할 때 화내고 이기적일 때 적당히 이기적인 사람을 차라리 믿는다. 그게 사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니까 (그렇다고 무례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은 아니다). 적어도 그들은 싸가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희생하 "분노를 저축"하진 않는다. 착한 사람이 화나면 무섭다는 말은 차곡차곡 분노를 저축해 오다 한꺼번에 터뜨린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이들은 한번 분노하면 이성을 쉽게 잃는다.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들이다. 계속 착한 사람은 없다. 다만 속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이 또한 위험하다.


입만 열면 공정과 정의를 말하는 사람

나도 세상이 더 공정해지고 정의로워 지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하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공정과 불공정, 정의와 불의의 갭(gap)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 완전한 공정과 정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justice)를 정의(definition)"하는 것은 더 어렵다. 정의의 반대는 불의가 아닌 또 다른 정의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선택적 정의"가 되기 쉽다. 그래서 공정과 정의를 독점하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공정과 정의를 정의하고(프레임), 그 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공은 나의 것 실패는 팀원의 것

인터셉터의 귀재들이 있다. 주로 비겁한 리더들이 이런 모습을 잘 보인다. 잘 될 것 같은 프로젝트는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실패할 것 같은 프로젝트는 부하직원에게 보고하게 한다. 민감한 문제는 직접 나서지 않고 의견 제시를 보류한다. 다시 말해 절대 화살을 맞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다고 더 오래 생존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진짜 리더를 구분하는 방법은 그 사람이 실패했을 때의 모습이다. 상황을 수습하지 않는 사람,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 도망가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 전쟁터에서 본인은 앞장서지 않고 부하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우는 지휘관은 마땅히 리더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


정치인처럼 두루두루 잘하는 사람
여기저기 누구에게나 잘하는 사람은 자세히 관찰해 보는 게 좋다. 이들의 특징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어 자신이 부적절한 일을 해도, 성과가 좋지 않아도 보호막을 치게 하기 때문이다.  원래 성격이 좋은 것인지 아님 다른 목적이 있는지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한다.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
중요한 건 "말을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지 실제로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미사여구 등을 잘 사용하거나 애매모호한 중의적 단어나 전문용어, 영어 등을 섞어서 듣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들은 보고를 할 때나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을 말할 때 주저리주저리 말은 많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모르는 것이나다름없다. 자신의 의견없다. 말이 멋진가를 보지 말고 논리가 있는가를 봐야 한다. 그래서 말하려는 것이 뭐지? 요점이 뭐지? 이해가 안 가는데? 포인트가 안 보여. 등과 같이 파고드는 질문을 하다 보면 결국 모른다는 것이 들통나게 되어 있다.


집단주의, 조직 주의 강조
집단주의를 필요 이상으로 지향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언듯 보면 회사와 조직을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진짜 조직을 생각하는 사람은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고 개인의 마음을 보려 한다. 그리고 개인의 욕구를 이해하려 한다. 왜냐하면 집단의 힘은 각 개인이 힘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개인이 무너지면 조직도 무너진다. 그래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는 상반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




사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나도 알고 당신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왜 조직에는 문제가 되는 사람들이 여전히, 계속 잘 지내며 조직을 체계적으로 망가뜨리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을 간파하려는 의지와 용기 그리고 노력이 없어서이다.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면, 조직개발이고 HR이고 다 소용없는 일이된다. 표리 부동한 사람들과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그들이 특히 리더라면 더더욱 큰일이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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