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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하 Jun 08. 2021

11. 책 쓰기

자신의 책을 쓰자

책을 쓰며 성장한다

책을 쓰는 것은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킵니다. 외적인 발전만이 아닌 내면의 성숙을 가져다 줍니다.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책을 쓰는 것입니다. 꼭 책을 써보시기 바랍니다. 책을 쓰는 것은 내 인생에 큰 이정표가 됩니다. 책은 대단한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책을 쓰면서 그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죠. 책을 쓰면서 성장하는 겁니다. 꼭 책을 쓰며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켜보세요.

어렸을 적부터 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고 싶어서 매일매일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을 점검하는 일기를 쓰는 거죠. 어쩌면 그렇게 일기를 쓰는 것이 남에게 공개하지 않는 자신만의 책을 쓰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어려도 그렇게 진지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존경을 보내게 되고 응원하게 되죠. 일기를 쓰며 자신과 소통하듯이 책을 쓰며 세상과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공개하고 오픈하면 그 일을 좀 더 신경 쓰며 세심하게 잘하게 됩니다. 가령, 자신이 여행한 곳에 대한 글을 썼다고 해보세요. 글을 쓰며 여행했던 곳에 대한 기억이 자신에게 더 많이 남을 겁니다. 그렇게 자신이 여행한 곳에 대한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으면, 실제 여행을 가서도 글로 남길 것을 생각하며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할 것이고 더 깊은 감성을 느끼려고 할 겁니다. 그렇게 내 여행이 풍부해지는 것이죠. 여행했던 것이 글이 되고, 반대로 글을 쓰기 위한 여행이 더 즐겁고 풍부해질 겁니다.



책을 쓰는 두 가지 방법

책을 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큰 덩어리의 생각을 작은 것으로 나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 내용들을 모아 붙여서 큰 덩어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책에는 목차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차가 9개의 장으로 되어 있고 각각의 장이 3개의 작은 장으로 나눠져 있는 책을 생각해볼까요? 이런 목차를 구성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책의 내용을 생각하며 먼저 9개의 장으로 내용을 분류하는 겁니다. 그렇게 분류된 각각의 장을 3개의 작은 장으로 나눠서 내용을 채우는 것이죠. A4지에 폰트 10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책의 분량은 대략 120페이지 정도입니다. 9 X 3 X 4 = 108인 계산을 생각하면, 9개의 장으로 각각의 장이 3개의 작은 장을 갖는다면 3개의 작은 장을 4페이지에서 5페이지 사이로 27개 쓰면 한 권의 책이 되는 겁니다. 만약, 6개의 장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장에 10개의 작은 장을 갖는다면, 6 X 10 X 2 = 120이란 계산으로 각각의 작은 장은 A4지로 2페이지 정도 쓰는 겁니다. 이렇게 목차를 먼저 만들고 작은 장의 크기를 생각하며 원고를 채우며 책을 쓰는 것이 큰 덩어리의 생각을 작은 것으로 나누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작은 것을 붙여서 큰 덩어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슈에 관한 글을 일단 여러 개 쓰는 겁니다. 여러 개의 글을 써보면 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비슷한 것을 묶어보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 생각을 만드는 것입니다. 생각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큰 생각에서 작은 생각으로 나눠가는 것을 Top down 방식으로 이해하고, 작은 생각들이 비슷한 것들끼리 묶이며 하나의 큰 생각을 만들어가는 것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Bottom up 방식으로 생각해도 좋습니다. 



Top down

Top down 방식으로 책을 쓸 때에는 나무를 그리듯이 생각하면 좋습니다. 나무가 가지를 뻗듯이 생각의 가지를 치며 목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쓴 창의력 책 중에 ‘틀을 깨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창의력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저는 우리가 벗어나야 할 고정관념 9가지를 생각했습니다. 그 9가지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각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크게 3개의 작은 장으로 나눠 설명했죠. ‘틀을 깨라’는 큰 덩어리의 생각을 9개의 작은 덩어리로 나누고, 각각에 대해서 3개의 작은 장을 만들어서 책을 썼습니다.

큰 덩어리의 생각을 작은 것으로 나눌 때에는 목차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책들의 목차를 보면서 내 글의 목차를 잡아보면 효과적입니다. 글의 분야가 달라도 좋습니다. 다른 책들의 목차를 보며 어떤 형식으로 목차를 잡으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얻어보세요. 형식이 잡히면 그 틀에 맞게 내용을 채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Bottom up

Bottom up 방식으로 책을 쓸 때에는 일단 원고를 많이 써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A4지로 2장 또는 3장 정도의 원고를 여러 개 써보세요. 그렇게 원고를 써보면 그 원고들 중에 일정하게 묶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각은 일정한 흐름을 갖고 일정한 영역에서 형성됩니다. 정신분열증 환자처럼 생각이 왔다 갔다 하지 않는 겁니다. 내가 쓴 원고는 일정한 흐름을 갖고 일정한 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묶으며 하나의 생각 덩어리를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앞의 방법과 반대로 진행되는 거죠. 


저는 2002년 1년동안 매주 한편의 칼럼을 썼습니다. 1년동안 매주 쓴 칼럼을 모으니 50편 정도 되더군요. 그 50개의 칼럼을 몇 개씩 묶어서 장을 만들며 목차를 만들었습니다. 칼럼들을 묶어서 만든 목차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좀 더 필요한 원고도 있었고, 조금은 어색하고 중복되어서 빠지는 칼럼도 있었습니다. 어색한 것은 빼고 부족한 글을 새롭게 써서 채우는 방식으로 목차를 완성하여 2003년에 ‘생각이 나를 바꾼다’는 저의 첫 번째 책을 썼습니다. 처음 책을 쓰시는 분들에게는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일단 짧은 글들을 많이 써보는 거죠. 글의 길이는 상관하지 말고 써보세요. A4지로 1장을 써도 좋고, 5장을 써도 좋습니다. 특정한 주제에 관하여 일정기간 짧은 글들을 많이 써보는 겁니다. 그렇게 쓴 글들이 일정 분량 모이면, 그것들을 비슷한 것끼리 묶어보세요. 짧은 글들이 많이 모이면 저는 일단 A4지에 글을 프린트하여 하나씩 호치키스로 찍습니다. 그리고 그 글의 제목을 노란색 포스트잇에 적습니다. 벽에 제목이 적힌 포스트잇들을 쭉 붙이고 조금 보고 있으면 비슷한 것끼리 묶을 수 있습니다. 포스트잇을 옮겨 붙여 비슷한 것끼리 묶은 다음에는 파란색 포스트잇으로 그 묶음에 이름을 붙입니다. 묶음에 이름을 붙이고 나면 책의 목차가 만들어진 겁니다. 파란색 제목들을 보면서 전체를 대표하는 컨셉을 뽑아 빨간색 포스트잇에 적습니다. 빨간색 포스트잇 몇 개를 적어보며 최종적으로 하나를 선택하면 책의 구성이 끝난 겁니다. 

책을 쓰는 작업을 하다 보면 ‘큰 덩어리를 작게 만드는 방법’과 ‘작은 것을 묶어서 큰 것을 만드는 방법’을 섞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좀 익숙하고 자신 있는 분야의 책을 쓸 때에는 Top down 방식으로 만이 접근하고, 책을 쓰면서 새롭게 배워가는 것이 좀 큰 경우에는 Bottom up 방식을 사용하게 됩니다. 하나의 방법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자유롭고 유연하게 접근해보시기 바랍니다.



금요일 5시 칼럼

책을 쓰는 작업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A4지 2장 정도의 에세이나 칼럼과 같은 것이 단거리 달리기라면 책을 쓰는 것은 마라톤입니다. “이런 저런 글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묶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 원고들을 하나하나 쓰는 작업은 긴 시간을 요구합니다. 남이 쓴 책을 한 권 읽는 것도 꽤 시간이 들지 않습니까? 내가 그 책의 내용들을 처음부터 하나씩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책을 쓰기로 마음 먹고 몇 일 쓰다가 포기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단거리 달리기처럼 달려들어서 그렇습니다. 길게 생각하고 여유 있게 하나하나 쓰다 보면 멀지 않아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원고를 쓰는 작업을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책을 처음 쓰시는 분들이나 아직 책 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블로그, 브런치 등에 꾸준하게 글을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예, 블로그, 브런치 제목을 “금요일 5시에 바라본 세상”과 같이 잡아보세요. 그렇게 제목을 정하면 강제적으로 매주 한 편의 글을 쓰게 되니까, 시간이 지나면 원고가 쌓이는 겁니다. “토요일 3시에 만나요”와 같은 에세이를 쓰는 거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는 매주 한 편의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그 칼럼들을 모아서 첫 번째 책을 썼습니다. 매주 한 편의 칼럼을 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책을 쓰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숫자로 계산해보면, A4지 2장 정도되는 칼럼을 매주 쓰면 1년에 52개의 칼럼을 쓰게 됩니다. A4지로 계산하면 100장 정도의 글이 모이는 것이죠. 그 중 글을 묶어서 목차를 만들 때 잘 묶이지 않는 것 또는 중복되는 것이 20% 정도 있다고 가정하면 A4지 80장의 원고가 확보되는 겁니다. 이제 책의 내용에 맞게 A4지로 40장 정도를 쓰면 A4지 120장 정도의 분량이 되어 책 한 권 분량이 되는 겁니다. 


1주일에 한편의 글을 빠짐없이 1년간 쓰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달에 4편의 글을 쓰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예약으로 글을 올릴 수도 있으니까, 강제적으로 한 편의 글을 공개할 수 있게 글을 쓰는 구조를 만들어보시면 좋습니다. 글쓰기의 법칙에서 박스의 법칙을 이야기했습니다. 박스를 그리면 그 박스를 글로 채우게 된다고요. 마찬가지로 블로그나 브런치에 매주 한 편의 글을 올릴 수밖에 없는 제목을 붙여보세요. 그 제목의 힘대로 글을 채우게 됩니다. 



글쓰기 모임

혼자 하기 힘든 일은 같이 하면 좋습니다. 운동을 생각해보면 달리기 걷기 때로는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근육 운동도 혼자서 하는 것이지만, 헬스클럽에 모여서 같이 하죠. 혼자서는 잘 지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달리기 동호회에 모여서 같이 달리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달리는 것은 혼자서 하는 것이지만, 모여서 같이 서로에게 격려도 하고 챙겨주는 겁니다. 그래야 꾸준하게 지속하기 쉬운 것이니까요. 글을 쓰고 책을 쓰는 것도 모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꾸준하게 지속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격려를 준다는 사실에서요. 


박종하

mathi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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