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수학 못 해요.”

100점을 받아도, 왜 ‘나는 못 해요’라고 말할까

by 심원장

"선생님, 저 수학 못 해요.”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그 아이는 학교 시험에서 100점을 몇 번이나 받은 적이 있습니다. 틀릴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성실하게 준비했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스스로를 ‘못 하는 아이’라고 믿고 있었어요.

왜일까요?

부모님의 시선에서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초등 수학은 쉽잖아요. 100점 받아도 진짜 실력은 아니에요.”
“이건 왜 또 틀렸어?”
“이 문제, 지난번에도 틀리지 않았니?”

그 말은 걱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아이의 마음에 남는 건 내용이 아니라 느낌입니다.

‘나는 자꾸 틀리는 아이인가 봐.’
‘나는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인가 봐.’

아이에게 중요한 건 시험의 난이도가 아니라,
그 시험을 준비하며 들인 노력,
그리고 시험지를 받아들었을 때의 뿌듯함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이거는 왜 틀렸어?”라는 한 마디가
그 모든 성취를 덮어버리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어서 말합니다.
그런데 아이는 그 말을 ‘실력을 향한 관심’이 아니라
‘자기 존재에 대한 판단’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이런 아이들이 말합니다.
“나는 수학 못 해요.”
“엄마는 내가 잘해도 기뻐하지 않아요.”
“나는 해도 안 돼요.”

수학 실력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실력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그리고 틀렸을 때도 자신을 계속 믿을 수 있는가입니다.


우리는 가르치는 사람이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만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틀려도 괜찮다는 말보다,
“이번엔 여기까지 잘 해냈구나”라는 인정의 말 한 마디가 그 아이의 다음 한 걸음을 만들어 줍니다.

아이에게 수학은 문제집이 아니라,
자신을 믿는 감각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수학을 통해,
틀리는 순간에도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이제 아이가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엔 조금 틀렸지만,
나는 여전히 잘해나가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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