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건 괜찮은데, 힘든 건 싫어요."

관계와 부당함 속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진짜 '힘듦'

by 심원장

“어려운 건 괜찮은데요… 힘든 건 싫어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어려운 게 힘든 거 아니야?”
하지만 그 아이는 조용히 덧붙였습니다.
“혼났어요. 근데 왜 혼난 건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실망하신 것 같았는데… 무서웠어요.”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힘듦’은 단순히 어려운 개념,
복잡한 문제풀이가 아니었습니다.
감정이 다치는 순간,
관계가 어긋난 느낌,
이유 없는 꾸중,
모호한 기준,
그 모든 게 ‘힘듦’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생각보다 단단합니다.
도전할 줄 알고, 실수도 받아들이려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평가받거나 대우받을 때,
그 불공정함 앞에서 아이들은 깊이 지칩니다.

“왜 그 친구는 괜찮고, 나는 안 돼요?”
“뭘 잘못한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혼났어요. 이유는 없어요.”

이런 말을 꺼낼 수 있는 아이들은 오히려 용감한 편입니다.
대부분은 말하지 못한 채, 속으로 삼킵니다.
그 감정들이 쌓여, 결국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나는 부족한가 봐.’
‘나는 눈 밖에 난 건가 봐.’
‘공부는 점점 재미없어.’

그래서, 공부보다 먼저 돌봐야 할 건 관계입니다.
수업보다 먼저 지켜야 할 건 공정함입니다.
문제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건 마음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한 수많은 감정이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다가가 묻는다면,
그들은 조금씩 열어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혹시… 그때 마음이 상했던 건 아니었니?”
“나는 너에게 실망한 게 아니라, 함께 잘해보고 싶은 거야.”

그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괜찮아질 수 있는 용기’**가 됩니다.
아이들이 말한 그 한 문장이,
오늘 저에게는 하나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건 괜찮지만, 힘든 건 안 되게 하자.’
그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어른의 방식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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